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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현, 왜 이렇게 잘할까…"관중 많고, 재밌고, 행복해서요" [PO]

기사입력 2023.11.03 11:40



(엑스포츠뉴스 창원, 최원영 기자) 즐기는 자가 최고다.

요즘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입만 열면 칭찬하는 선수가 있다. 구원투수 손동현이다. "손동현의 공이 제일 좋다", "가장 센 카드다" 등의 말이 줄을 이었다.

2019년 2차 3라운드 21순위로 입단한 손동현은 2021년 3월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고 지난해 9월말 전역했다. 올해 1군에 복귀했다. 중간계투진 한 자리를 꿰찼다. 총 64경기 73⅔이닝서 8승5패 1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2를 만들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쌓았다. 팀 내 홀드 2위다. KT의 정규시즌 2위 및 플레이오프 직행에 기여했다.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필승조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총 4이닝서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1홀드를 챙겼다.

지난달 30일 1차전서 1-8로 뒤처진 5회 등판했다. 1이닝 무실점, 투구 수 16개를 기록했다. 팀은 5-9로 패했다. 31일 2차전서는 0-3으로 끌려가던 6회 마운드에 올랐다. 두 이닝 연속 완벽한 삼자범퇴로 2이닝 무실점, 투구 수 16개를 빚었다. KT는 2-3으로 석패했다. 2연패에 빠져 시리즈 탈락 위기에 놓였다. 손동현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으니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팀만 승리하면 된다"고 되풀이했다.

지난 2일 3차전서 마침내 미소 지었다. 손동현은 3-0으로 앞선 7회 출격했다. 역시 삼자범퇴로 1이닝 무실점, 투구 수 12개를 선보였다. 베테랑 2루수 박경수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와 3루수 황재균의 호수비 등이 손동현에게 힘을 실었다. KT는 3-0으로 시리즈 첫 승을 거뒀다.



손동현은 "정규시즌 1승과는 차이가 큰 것 같다. 정말 기분 좋다"며 "이기고 있는 상황에 등판해서 그런지 1, 2차전 때보다 공이 더 좋았다. 4차전(3일)에도 앞서고 있을 때 등판해 잘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3차전 야수들의 수비에 관해서는 "선두타자를 출루시키지 않는 게 중요했다. (박)경수 선배님이 다이빙하는 게 느린 장면으로 보였는데 너무 멋있었다. 마운드에서 소리 질렀다"며 "평소에도 선배님들이 나를 잘 챙겨주신다"고 밝혔다.

매 경기 사령탑의 칭찬을 끌어내고 있다. 손동현은 "정규시즌 최종전(10월 10일) 이후 약 3주간 준비 기간이 있었다. 잘 쉬고 열심히 운동했다"며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도 잘 챙겨 먹었다. 1년 동안 풀타임으로 뛰며 조금 힘들기도 했는데 휴식기가 큰 도움이 됐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정규시즌 때부터 코치님들과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훈련해 왔다. 그게 몸에 배서 마운드에서도 잘 나오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주효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손동현은 "매일 자기 전 상상하는데 너무 설레서 웃음이 나온다. 원래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걱정은 없다"며 "원래 추울 때 야구를 잘한다. 그래서 항상 스프링캠프 때만 잘했다"고 부푼 마음을 내비쳤다.


실제로 가을야구의 무게감을 즐겼다. 그는 "관중이 많을수록 좋다. 사람이 많은 데서 던지는 걸 좋아해 재밌다"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만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매 경기 출전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패를 안고 3차전에 돌입했을 때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그런 마음은 아예 없었다. '이번엔 이길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NC전서만 평균자책점 '0'을 자랑했다. 9경기 11이닝서 1실점(비자책점)을 빚었다. 손동현은 "그 기록은 알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공이 좋기 때문에 어느 팀과 상대했어도 잘 버텼을 것 같다. 점수를 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KT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꾼다. 경우의 수는 한 가지다. 3일 4차전(창원), 5일 5차전(수원)서 모두 이겨야 한다. 역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서 1, 2차전 2연패한 팀이 이후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례는 17회 중 단 2회뿐이었다(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손동현은 "무조건 수원에서 한 번 더 경기할 것이다. 5차전까지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우선 4차전에서 최대한 열심히 해 승리하고 싶다. 꼭 수원으로 갔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가을야구가 정말 재밌다. 그래서 더 오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창원, 최원영 김한준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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