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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앞둔 '홀드왕' 박영현의 다짐…"다 쏟아부으려고 합니다"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10.30 00:00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데뷔 첫 타이틀홀더에 국제대회 금메달까지, KT 위즈 불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2년 차' 박영현은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한 해를 보냈다.

2022 신인 1차지명으로 마법사 군단의 일원이 된 박영현은 지난 시즌 52경기 51⅔이닝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으로 호투를 펼친 데 이어 올 시즌 68경기 75⅓이닝 3승 3패 32홀드 4세이브를 기록, SSG 랜더스 노경은(30홀드)을 제치고 데뷔 첫 홀드 부문 1위에 올랐다.

물론 시즌 내내 과정이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6월까지 순항하던 박영현은 7월 11경기 8⅔이닝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9.35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출루 허용도 잦아졌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은 박영현은 8월 이후에도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면서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영헌은 이달 초 잊지 못할 경험을 하기도 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승선한 그는 대표팀에서도 필승조 역할을 수행하며 대표팀의 대회 4연패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KIA 타이거즈 최지민과 더불어 대회 내내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고, 덕분에 코칭스태프는 불펜 고민을 덜었다.



프로 데뷔 첫 국제대회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박영현은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끝으로 긴 휴식기에 돌입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3주 가까이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박영현은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이 끝난 뒤 "3주간 뭘했다기보다는 쉬는 시간이 많아서 안절부절하다 보니까 계속 움직이고 싶었다.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휴식을 취한 건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는 게 박영현의 이야기다. 그는 "체력 안배는 많이 됐는데, 마지막 경기도 그렇고 원하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구속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았던 것 같다"며 "구속이 왜 안 오르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경기를 하다 보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에도 가을야구를 경험해봤고 기대하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또 박영현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구폼 문제도 있었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안 좋은 부분을 너무 많이 확인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갔다와서 긴장이 풀렸는지 정신을 못 차리더라(웃음).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코치님과 얘길 많이 나누고, 똑같이 루틴대로 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좀 더 준비를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내일(30일)부터 시작이니까 이제는 타자들과의 승부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하다가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을 통해 얻은 게 많았다. 박영현은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기분을 잊지 못하는 것 같다. 떨리는 것도 있었다. 그런 기분을 느꼈다는 게 가장 크게 배운 점인 것 같다 모두가 하나를 바라보고 그 분위기 속에서 이겨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뿌듯하고, 그런 분위기에서 경기를 한 게 가장 큰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박영현은 지난 24일 발표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한국시리즈 및 APBC 일정을 고려했을 때 대회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다시 대표팀에 승선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박영현은 "아시안게임에 같이 갔던 형들도 APBC 대표팀에 있기 때문에 기분 좋게 가는 것 같다. 다같이 금메달을 따고 APBC에 가자고 했는데, 그렇게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한 번 더 국제대회를 한다는 게 경험이지 않을까 싶고, 기분이 좋다. 다들 쉬라고 할 때 가서 한 번 던져보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일단 박영현은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NC와의 플레이오프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는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고, 팬분들도 많이 오시니까 기대된다"며 "아시안게임에서도 (연투를) 했으니까 여기서도 당연히 연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 팀의 우승 도전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번에 다 쏟아부을 것 같다"고 자신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상대팀 타자들 중에서 특별하게 경계하는 타자가 있을까. 박영현의 대답은 '없다'였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들어가는 것도 있고, (유신고 1년 선배인) (김)주원이 형을 놀리려면 주원이 형만 어떻게 잡아봐야 할 것 같다(웃음). 상대 타자들이 잘 치더라. 그런 타자들을 잡는다는 것도 투수의 임무이기도 하고, 그걸 하나씩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되는 것도 있다"며 "(분명히) 의식은 된다. 타자들의 타격감도 올라왔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시리즈 첫 경기부터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에릭 페디와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 맞대결을 갖는다. 경기가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경기 중반 이후 등판하는 불펜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박영현은 "(나도) 더그아웃에서 구경하다가 나갈 것 같다. 페디는 KBO리그 최고의 투수다. 쿠에바스도 너무 좋은 투수다. 그 두 선수가 맞붙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그래도 우리 팀이 이기지 않을까 싶다. 페디가 우리 팀을 상대로 2패를 하기도 했고,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기대하고 있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사진=수원, 유준상 기자/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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