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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내후년에 더 잘할 수 있도록" 양의지는 조금 더 멀리 봤다 [WC1]

기사입력 2023.10.20 13:05 / 기사수정 2023.10.20 13:05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베테랑 포수는 보다 먼 곳에 시선을 뒀다. 선수단과 팀의 미래를 생각했다.

두산 베어스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14로 패했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실패했다.

양의지의 한 마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올 시즌을 토대로 내년, 내후년엔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팀의 전반적인,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정규시즌 양의지는 총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5(439타수 134안타) 17홈런 68타점, 장타율 0.474, 출루율 0.396, 득점권 타율 0.315(108타수 34안타) 등을 선보였다. 팀 내 타율 1위, 안타 3위, 홈런 3위, 타점 2위, 장타율 2위, 출루율 1위(리그 6위), OPS(장타율+출루율) 1위(0.870·리그 7위), 득점권 타율 1위에 올랐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다. 4위 NC, 6위 KIA와 각각 1게임 차였다. 포스트시즌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했다. 양의지는 "새롭게 다시 두산에 와서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됐다. 개인적으론 대단히 만족스러운 시즌이다"고 전했다.

양의지에겐 조금 특별한 가을이었다. 두산 복귀 첫해, 전 소속팀인 NC와 만났기 때문.

양의지는 2006년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이듬해 1군에 데뷔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6년 통합우승, 2017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2018년 정규시즌 우승 등에 기여했다. 2018시즌 종료 후 NC로 자유계약(FA) 이적했다. 4년 125억원에 계약했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2022시즌을 마치고 다시 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했다. 4+2년 최대 152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책임감이 막중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룬 두산은 지난해 9위로 미끄러졌다. 올해 반등을 노리며 이승엽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양의지가 주전 포수의 중책을 맡았다. 양의지는 "나도 지난 2년간 가을야구를 못했다. 두산 동료들과 다시 포스트시즌에 나서고 싶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복귀 첫해, 두산 선수들과 다시 가을야구에 나서겠다는 꿈을 곧바로 이뤘다. 그는 "기쁘다. 팬분들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 하시겠지만 올해 정말 잘한 시즌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1, 2차전서 모두 승리해야 했다. 반면 NC는 두 경기서 1승 혹은 1무만 챙겨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5위팀이 4위팀을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업셋'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라클(Miracle·기적)'의 팀 두산이 최초로 업셋을 이룰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더욱이 두산은 가을에 강했다. 2015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서 삼성을 꺾고 우승했다. 2021년엔 4위로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준우승에 그쳤으나 엄청난 돌풍이었다.

양의지는 "(업셋) 확률이 0%더라. 언젠간 (기록이) 깨질 것이다"며 "올해일진 모르겠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밝혔다.

결국 두산은 기적을 이루지 못했다. 짧았지만 선수들에게 가을의 경험을 1년 더 입힌 것은 위안거리였다.

양의지가 후배들에게 전한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는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다.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며 "매 경기 즐기며 자신만의 경험으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양의지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내후년에 또 좋은 시즌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한국시리즈까지 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한다"며 "올 시즌을 기점으로 다음, 그다음 시즌엔 더 나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의지와 두산이 2024년엔 더 높은 곳에 오르려 한다.




사진=창원,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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