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7.05 16:14 / 기사수정 2011.07.05 16:25
[엑스포츠뉴스=헬스/웰빙팀] 시계나 장난감, TV리모컨 등에 많이 사용되는 단추형 전지(수은건전지, 단추형 리튬 건전지)를 무심코 삼킨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앓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건전지를 삼키면 몸 안에서 누전돼 조직에 전기적인 화상을 입히게 되고, 식도나 위장에 들어가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성대와 식도, 혈관 등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식도에 걸렸을 경우에는 누전에 의한 손상뿐 아니라 식도 벽에 전지가 걸려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한, 소화기관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천공을 유발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대동맥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특히 지름 2㎝ 정도 크기의 전지는 4살 이전 아이들의 식도에 걸리기 쉬워 더욱 위험하다.
실제 미국에서만 6세 미만의 유아에서 단추형 전지를 삼켰다는 보고가 매년 3,500건 정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 국립 워싱턴 독극물관리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85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에서 집계된 단추형 전지 삼킴 사고는 5만 6천여 건이다.
25년간 단추형 전지를 삼켜 극심한 합병증을 겪은 사례는 6.7배나 증가했고 심각한 사고는 0.5%(연간 12건)에서 3%(연간 100건)로 늘어났다.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튼에서 생후 13개월 된 아이가 호흡기 감염 증세로 입원해 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진단을 받았지만, 방사선 촬영 결과 식도에서 단추형 전지가 발견됐다. 삼킨지 이틀 만에 전지를 제거했지만 전지가 식도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대동맥에 손상을 줘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조사에 따르면 매년 40~90명의 아이가 단추형 전지를 삼켜 응급실을 찾았다. 이 중 약 50% 정도는 식도에 걸려 내시경으로 제거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단추형 전지를 삼켜 병원을 찾은 아이는 연간 3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빈도 역시 미국과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는 "(삼킨 후)늦어도 4시간 이내에 전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식도 손상이나 천공 혹은 대동맥 파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단추형 전지는 크기가 작아 아이들이 먹어도 부모들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항상 관리에 조심해야 하며, 만약 전지를 삼킨 아이가 통증이나 기침,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단추형 전지에 경고문구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단추형 전지를 쓰는 리모컨이나 장난감의 덮개 부분이 아이들이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직까지도 많다는 것이 실정이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6살 미만의 어린이는 가정용 기구에서 직접 전지를 빼 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단추형 전지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일부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거나 잠금장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석주 교수는 "부모들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전지 포장에 아이들이 먹지 못하도록 경고 문구를 넣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한석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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