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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장수 감독, 이제는 '서울의 별'

기사입력 2006.07.27 14:45 / 기사수정 2006.07.27 14:45

문인성 기자


삼성 하우젠컵 2006 대회의 우승컵을 거머쥔 FC서울의 이장수 감독.

작년 서울에 부임해 그동안 부진한 성적 때문에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박주영, 김은중, 정조국, 이민성, 김병지, 백지훈(수원삼성), 김동진(러시아 제니트) 같은 쟁쟁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부진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특히 '중국에서 통했던 지도력이 한국에서 통하겠는가'라는 비난까지 받았으며, 한때는 짧았지만 서울팬들의 퇴진 목소리까지 높아지면서 그의 고민은 더했을 것이다.

상황이 그러하다 보니 평소 흡연량은 더 늘었고 오히려 중국에 있을 때보다 얼굴은 더 검게 변했다. 중국에서의 고생보다는 덜 하지만 분명 자신의 지도자 생활에 위기가 찾아왔음을 그는 직감했다.

그러한 그가 위기를 극복하고 하우젠컵 대회를 우승을 이룩해 냈다. 끝없는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이 만들어 낸 값진 결과였다.

그동안 이장수 감독은 언론과 팬들의 질책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망이 깎는 노인의 심정으로 오로지 FC서울이라는 팀 하나만 생각했다. 비록 작년에는 프랑코와 실바라는 용병에 실패해 전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긴 했으나 포르투갈 용병 히칼도는 국내 최고 수준급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거듭났고 올해 영입한 미드필더 아디는 최근까지 좋은 기량을 선보이면서 이장수 감독은 어느 정도 용병 활용에 대한 부분을 안정화시켜 나갔다.

그리고 그는 주축 선수들의 월드컵 차출 기간과 하우젠컵 대회를 통해서 신인 선수들을 적극 발굴했다. 그중 한동원, 안태은, 심우연, 이상협, 천제훈, 김동석, 이청용은 하우젠컵 대회를 통해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보이면서 즉시 전력감으로 성장했다. 이장수 감독의 과감한 실험정신이 빚어낸 값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장수 감독은 그동안 끊임없이 포지션별 경쟁을 유발시켜 우수 선수들만을 경기에 내보냈다. 그 결과는 선수들의 승부근성을 길러내기에 충분했고, 작년 시즌과는 달리 FC서울이 쉽게 지지 않는 강한 팀으로 거듭나게 했다.

이러한 강한 지도 스타일과 도전의식 뒤에 그의 남자다운 성격이 뒷받침되어 있다. 이장수 감독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가 '무척 남자다운 사람이다.'라는 평가를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성격도 성격이겠지만 그의 거칠어 보이는 외모와 목소리는 그가 강한 남자를 넘어서 남들이 보기에는 무척 무서운 사람(?)으로 오해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그러나 필자가 아는 이장수 감독은 정이 많은 사람이다. 절대 팬들을 외면하지 않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아마도 중국시절 충칭에서 받았던 따듯한 팬들의 성원을 잊지 않고 국내 팬들에게도 온정으로 대하는것 같다. 그는 팀이 계속 무승을 달리다 겨우 승리를 거뒀을 때도 서포터즈들이 모인 곳에 나가 두 손 모아 '이제 이겨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가끔 팬들이 주는 선물을 받을 때면 '이기지도 못하는데 무슨 선물까지….' 라는 말을 하며 항상 팬들에게 미안해하는 감독이다.

인정이 많은 감독은 좋으나 성적이 좋지 못하면 결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다는 말. 그것은 틀림없이 축구라는 세상에 있어서는 진리일 것이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감독은 오래 남을 수 없다.

이제 이장수 감독은 그동안의 고민을 털어내고 하우젠컵 우승을 거뒀다. 이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갈 길은 훨씬 더 멀고 힘들 것이다. 지금의 분위기와 상승세, 느낌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후기리그에도 이어가게 하는 것이 그를 더욱더 괴롭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 밤만큼은 그가 두 다리 펴고 잠을 잤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원하게 물 한잔 들이키고 잠시 동안은 모든 것을 잊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후기리그에서는 그가 더 이상 '충칭의 별'이 아닌 '서울의 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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