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첼시가 리그컵에서 브라이턴을 꺾었음에도 좀처럼 웃을 수 없었다. 부주장 벤 칠웰이 부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첼시는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3/24 시즌 카라바오컵(EFL컵) 3라운드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 니콜라 잭슨의 결승골을 후반 막판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뒀다.
첼시는 이날 후반 6분 콜 팔머의 패스를 받은 잭슨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잭슨의 이번 득점은 첼시가 9월에 기록한 첫 득점이자, 유일한 득점이다. 해당 득점을 브라이턴의 공세에도 끝까지 지켜낸 첼시는 리그컵 4라운드에 진출했고, 4라운드에서 블랙번 로버스와 맞대결하게 됐다. 첼시는 이번 승리도 9월 공식전 첫 승리다.
다만 첼시의 오랜만에 승리에도 불구하고 첼시 팬들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한 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더선은 28일 "첼시는 포체티노가 벤 칠웰에 대한 걱정스러운 소식을 전했다"라고 보도했다.
더선은 "첼시의 부상 위기는 부주장 칠웰이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며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칠웰은 주장 리스 제임스가 부상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브라이턴전 마지막 순간에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칠웰은 전, 후반 45분을 모두 소화했지만, 후반 막판 추가시간에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며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칠웰의 부상에 대해 "그는 부상을 당했다. 내일 평가를 할 예정이지만, 햄스트링 문제인 것 같다"라며 칠웰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나설 수 없을 것 같다고 인정했다.
첼시는 올 시즌 최악의 부상 문제를 겪으며 1군 선수단의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인데 여기에 칠웰까지 더하게 됐다.
첼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지출한 금액이 무려 4억 1900만 파운드(약 6953억원)에 달한다. 에콰도르 미드필더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영입하기 위해 1억 1500만 파운드(약 1900억원)를 지출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신기록까지 세웠다. 지난여름 웨슬리 포파나와 페르난데스, 미하일로 무드리크, 브누아 바디아실 등을 데려오기 위해 투자한 금액까지 고려하면 무려 10억 파운드(약 1조 65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첼시의 화려한 스쿼드는 올 시즌 한 번도 정상적으로 가동된 적이 없다. 지난 시즌에도 포파나와 바다아실 등이 부상으로 빠지며 공백이 많았으며, 올 시즌에는 공격진부터 수비까지 부상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공격진에서는 이미 크리스토퍼 은쿤쿠가 프리시즌 당시 무릎 부상으로 빠지며 아직까지 복귀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 부상을 입은 아르만도 브로야도 이제야 복귀전을 치른 상황이다. 노니 마두에케도 근육 부상으로 현재 경기를 못나오는 상황이다.
중원의 경우 최근 영입한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다. 카니 추쿠에메카가 웨스트햄전 당시 부상으로 장기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며, A매치 주간을 앞두고 로메오 라비아가 훈련 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모이세스 카이세도도 최근 타박상으로 결장하다가 지난 애스턴 빌라전에서 복귀했다.
수비진은 처참한 수준이다. 시즌 개막 전부터 이미 웨슬리 포파나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내년 3월까지 결장을 예고했다. 바디아실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4달가량 결장 중이며, 주장 리스 제임스는 개막전인 리버풀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복귀 시기조차 확실하지 않다. 백업 자원인 트레버 찰로바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칠웰까지 사실상 결장이 확정되자 첼시 팬들의 한숨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칠웰은 첼시 합류 이후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이 그간 길었다. 칠웰은 지난 2020/21 시즌을 앞두고 첼시에 합류했는데, 2022/23 시즌 포함 첼시에서 보낸 3시즌 동안 무려 267일을 결장했다. 십자인대 파열로 43경기를 놓치기도 했으며, 2022/23 시즌에도 이미 한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3달가량 팀에서 이탈한 적이 있다.
한편 첼시는 리그컵에서 승리했음에도 리그 성적 반등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기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더욱 뼈아프다. 첼시는 올 시즌 리그 6경기에서 1승 2무 3패, 승점 5를 기록하며 14위로 처져있다. 막대한 투자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선수들의 부상도 문제지만,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경기력 탓에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오는 10월 3일 풀럼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면 리그에서만 무려 4경기째 승리가 없는 상황이기에 이번 리그컵 승리의 기세를 꼭 이어가야만 한다.
칠웰의 부상으로 인해 수비진에 부상자를 한 명 더 추가한 첼시가 리그에서 10월 첫 경기를 치르며 승리로 10월을 시작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