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현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에 대한 위르겐 클롭 감독의 애정은 표면적으론 깊다.
클롭 감독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엔도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엔도 출전을 고무적으로 바라본다고 발언했다. 클롭은 "엔도는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경쟁해야할 선수들이 많지만 매일 같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도를 단순한 선수 보강 차원에서 영입한 선수가 아닌 실제 전술에서 엔도를 활약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리버풀은 지난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의 슈투트가르트로에게 1600만 파운드(약 263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엔도를 영입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2020/21시즌부터 뛴 엔도는 3시즌동안 슈투트가르트의 붙박이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국을 16강으로 이끄는 등, 일본 대표팀의 주춧돌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A매치 기간에는 일본이 독일을 4-1로 꺾는 대파란을 일으킬 때 선발 출전하여 미드필더 3명 중 혼자 평점 7.5점을 받으며 맹활약하는 등, 리버풀에서의 활약에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리버풀로 온 이후 엔도는 시즌 중 5경기를 소화했으며 2경기만 선발출전했다.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지난 8월 28일 경기와 지난 22일 열린 리버풀의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인 오스트리아의 LASK 린츠전이 그의 유이한 선발 출전 경기였다. 두 경기 모두 60분 정도만을 소화하며 평이한 활약을 보였다. 앤도는 웨스트햄과의 리그 전에서 후반 43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와 교체되며 2분여의 잔여 시간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엔도는 시즌 시작 이후 리버풀에서 리그 5경기 91분, 유로파리그까지 합하면 6경기 150분여에 그치는 시간동안 출전했다.
엔도 출전시간이 적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클롭 감독은 "엔도가 리버풀에서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늘 경기(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모두가 봤다시피, 그는 우리를 많이 도울 것이다. 경기를 뛸 것이고 선발로 뛰게 될 것이다"며 엔도가 리버풀에서 중요자원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렸다. 또한 클롭은 "엔도는 팀의 전술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고 그를 데리고 있을 수 있어 행복하다"며 엔도를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리버풀은 지난 여름 엔도를 포함한 4명의 미드필더를 영입했다.
엔도 외 리버풀의 미드필더 신입생은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와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그리고 라이언 그라벤베르흐다. 리버풀은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에게 약 590억원을 주고 맥알리스터를, 독일의 RB 라이프치히에게 약 1000억원을 지급하고 도미니크 소보슬라이를,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라이언 그라벤베르흐를 약 650억원라는 가격에 영입했다.
또한 리버풀에는 하비 엘리엇과 티아고 알칸타라 등 원래 소속돼있던 미드필더진도 많다. 즉, 엔도가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넘어야하는 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엔도의 나이는 만 30세로 적지는 않다.
만 32세의 티아고를 이어 미드필드 자원 중 나이가 두번째로 많으며, 엔도를 제외한 나머지 신입생 미드필더들의 나이는 20대 초반이라는 점이 엔도의 출전에 큰 걸림돌이다. 또한 포지션 변동에 유동적인 자원도 아니기 때문에 중앙 미드필드 한 자리에서만 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포지션에 능숙해져야 출전에 가시적인 청신호가 켜진다.
리버풀 전문 언론 매체 '디스 이즈 안필드(This Is Anfield)'가 2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리버풀이 브라이턴에서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사우샘프턴의 로메오 라비아를 영입하는 것에 실패하자 차순위 후보자였던 엔도를 영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매체는 "엔도는 (카이세도와 라비아보다) 나이가 확실히 많음에도 리버풀과 4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클롭이 엔도를 선수 황혼기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팬들은 해당 기사에 대해서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팬은 "엔도는 (오는 28일에 있을)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무조건 선발로 출전할 것"이라며 엔도의 선발 출전에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한 팬은 "엔도는 30살이다.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면 31살, 32살이 될텐데 (엔도가 주로 맡는) 6번 역할은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며 엔도의 출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대체적으로 팬들은 클롭 감독의 결정에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엔도의 활약에 대해선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리버풀은 레스터시티와의 EFL 컵 3라운드 경기를 가진 후 내달 1일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와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엔도가 계속 클롭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토트넘과의 경기에 출전해 프리미어리그 한일 매치업이 성사될지도 주목해볼 수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