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상승세는 주춤할 생각이 없다.
지난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널 사이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는 치열한 2-2 접전으로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양 팀 모두 리그에서 무패를 달성한 후 맞는 역대 최초의 '북런던 더비'였지만 이번 경기는 아스널의 절대적 우세가 점쳐졌다. 아스널의 홈에서 토트넘은 지난 2010년 이후로 무승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하에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한 새로운 토트넘은 결국 아스널과 비기며 '돌풍'을 일으키는 팀에서 객관적 리그 강자로 발돋움했다.
이 팀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신임 주장으로 임명된 손흥민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비유럽인이 주장을 맡은 선수가 됐다.
그의 주장 선임은 결코 틀린 선택이 아니었다. 지난 21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을 맡긴건 실력 뿐 아니라 모두와의 관계가 원만하기 때문"이라며 그의 사람됨됨이를 칭찬했다. 이번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실력과 인성 모두 입증하며 패배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낸 영웅이 됐다. 실점할 때 마다 나서 득점을 터뜨리며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기 때문이었다.
또한 후반 34분 교체아웃되며 자책골과 페널티킥 헌납으로 경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 토트넘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주장 완장을 직접 채워주고는 따뜻한 포옹으로 그를 위로하는 모습 또한 화면에 잡혔다.
경기가 끝난 이후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손흥민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다.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잘 뛰어줄 수 있는 건 손흥민 등 주장단 덕분"이라고 밝히며 "오늘 손흥민의 워크에식(직업 윤리)은 환상적이었다. 손흥민은 돋보이는 리더이자 선수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9번' 역할을 맡겼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팀에 최선인 위치를 의식하며 움직인다. 또한 팀도 그에게 동기부여를 받는다. (같은 주장단인) 로메로와 제임스 매디슨도 마찬가지"라며 손흥민을 높게 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뿐만 아니라 토트넘 전체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했다. 그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결국 전술을 잘 따랐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밝히며 해당 부분에선 만족스럽다고 발언했다. 또한 "서로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분위기가 좋다. 우리가 이런 (공격적인) 팀이라는 것을 잘 수용한 것 같다"고 팀의 경기력을 호평했다.
토트넘은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지만, 아스널은 여전히 리그 경쟁자이자 손꼽히는 강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강팀을 상대할 수록 더욱 신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스널이 오늘 아주 끈질겼다. 굉장한 경기였고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며 운을 뗀 뒤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압도할 순 없다. 그렇지만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 때리고 더 공격할 것"이라며 강팀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응수하겠다고 발언했다.
그 외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가 헌납한 페널티킥을 만든 핸드볼 판정에 대해 "축구를 오래 봐왔지만, 핸드볼 판정은 언제나 이해할 수 없다. 언제는 고의성이 있고 언제는 고의성이 없나"하며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합작한 직후 아스널로부터 강하게 견제받아 부상이 의심되던 매디슨과 손흥민 모두 "몸상태에 이상 없다"며 "다음 경기 100% 출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듯한 브레넌 존슨의 경우 "지켜봐야한다"고 발언하며 말을 아꼈다.
아스널과 토트넘은 사이좋게 비기며 리그 공동 2위에서 공동 4위로 내려갔다. 같이 2위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리버풀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4일 승리를 거두며 단독 2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도 아스널, 토트넘, 리버풀 세 팀을 바짝 추격하다 24일 본머스를 이긴 후 순위표에서 아스널과 토트넘을 앞지르고 리그 단독 3위 자리에 올랐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1일 리버풀과의 리그 7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더비 경기 이후 또 다른 강팀과의 매치업으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지만, 토트넘은 약 1주일 동안 경기 없이 휴식할 수 있다. 반면 리버풀은 28일 레스터 시티와의 EFL 컵 3라운드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경기는 토트넘의 홈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