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은 부상으로 한 달간 빠지는 등 악재가 있었음에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18일 현재 구자욱의 시즌 성적은 79경기 296타수 101안타 타율 0.341 6홈런 48타점 OPS 0.917.
특히 눈에 띄는 게 있다면, 바로 득점권 타율이다. 구자욱은 2015~2020년에도 3할이 훌쩍 넘는 득점권 타율을 나타내다가 2021년 0.283과 지난해 0.239로 주춤했다. 그러나 올핸 무려 0.429로 리그 전체에서 유일하게 득점권 타율 4할대를 기록 중이다.
구자욱은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15차전에서도 3회말 1사 1·2루에서 중전 안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득점권 킬러'다운 모습을 뽐냈다. 그는 이 안타를 포함해 4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 올 시즌 두 번째 4안타 경기를 펼쳤다.
예년에 비해 구자욱이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레전드' 이병규 타격코치의 조언이 있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구자욱은 "이병규 코치님의 조언인데, 이게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 영업 비밀이다(웃음)"고 밝혔다.
이어 구자욱은 "그냥 스트라이크만 치려고 한다. 정말 내가 스트라이크만 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고, 그 투수의 유형에 따라 좀 더 공략하는 것 같다. 그리고 진짜 타격은 눈이 반이다"고 힌트를 알려줬다.
구자욱은 "사실 욕심을 좀 더 버렸다. 홈런이 가장 좋은 것이지만, 오늘(17일)도 의식하지 않고 홈런이 나왔다. 그냥 깨끗한 안타라 1타점만 기록해서 다음 타자에게 연결시켜주면 그것만으로도 가장 큰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욕심을 내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콘택트를 하는 게 득점권에서 운 좋게 안타가 많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구자욱의 상승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지는 건 그의 생애 첫 타격왕 도전이다. 구자욱은 "타격왕 경쟁을 한 번 했던 사람으로서 이건 정말 의식하는 순간 무너진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런 말씀을 하시면 의식하게 되니까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웃음). 전광판도 보지 않고, 타율도 모른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리그에 좋은 타자들도 많고, 가장 행운이 좋은 사람이 타격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래도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은 분명하다. 구자욱은 "착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쓰레기는 절대 안 버린다"고 웃은 뒤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