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 후 세 번째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4.00에서 2.57로 낮췄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경기 도중 4회말 2사에서 오스카 곤잘레스의 강습타구에 오른쪽 다리를 맞고 통증을 호소했다.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시즌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류현진은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X레이 검사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빠르게 몸 상태를 회복한 뒤 12일 불펜 피칭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2019년 6월 이후 4년여 만에 컵스를 마주한 류현진은 1회초 리드오프 크리스토퍼 모렐에게 헛스윙 삼진을 솎아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초구 스트라이크 선점 이후 볼카운트 1-1에서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4구 체인지업으로 모렐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니코 호너를 상대로도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지만, 첫 볼넷을 내줬다. 5구 컷 패스트볼과 6구 체인지업을 참아낸 호너는 풀카운트에서 류현진이 던진 회심의 몸쪽 직구에도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수비도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류현진은 1사 1루에서 이안 햅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브랜든 벨트가 바운드를 잘못 계산하면서 포구 실책을 범했다. 2사 1루 또는 2사 2루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 1사 1·2루가 됐다.
류현진은 과거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 코디 벨린저를 상대로 좌익수 뜬공을 잡아냈지만, 풀카운트 승부 끝에 후속타자 댄스비 스완슨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차례로 홈을 밟았다.
류현진은 2사 2루에서 스즈키 세이야의 우익수 뜬공으로 1회초를 마무리한 뒤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류현진의 1회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6마일(약 146km).
1회초에 다소 고전했던 류현진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회초 선두타자 패트릭 위스덤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두 번째 삼진을 솎아냈고, 닉 마드리갈과 미겔 아마야와의 승부에서는 각각 3루수 땅볼과 중견수 뜬공을 잡아냈다. 1회초에만 투구수 31개를 기록한 류현진은 2회초 11개로 힘을 비축했다.
타선이 돌튼 바쇼의 역전 3점포를 포함해 2회말에만 대거 5점을 뽑으면서 힘을 실어줬고, 득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무실점 투구로 화답했다. 3회초 선두타자 모렐을 좌익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호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1사 1루에서 포수 대니 잰슨이 도루를 시도한 호너를 2루에서 잡아냈다.
여유가 생긴 류현진은 2사에서 햅의 우익수 뜬공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2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로 좋은 리듬을 유지했고, 직구 최고 구속을 91.6마일(약 147km)까지 끌어올렸다.
류현진의 무실점 행진은 4회초에도 이어졌다. 그는 선두타자 벨린저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스완슨-세이야-위스덤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각각 뜬공-뜬공-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는 물론이고 커브와 체인지업의 위력도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었다.
타선이 4회말에 3점을 추가한 가운데, 류현진은 5회초 마드리갈과 아마야에게 땅볼을 유도한 데 이어 모렐의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컵스 타선을 봉쇄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토론토가 6회 현재 8-2로 앞서는 가운데, 불펜이 끝까지 리드를 지킨다면 류현진은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