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지난해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김혜성이 3경기 연속으로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키움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0차전을 앞두고 이용규(지명타자)-김혜성(유격수)-로니 도슨(좌익수)-이원석(1루수)-송성문(3루수)-이주형(중견수)-주성원(우익수)-이지영(포수)-김태진(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유격수' 김혜성이다. 2021시즌까지 주포지션이 유격수였던 김혜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2루수로 변신했고,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덕분에 '유격수-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석권'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을 썼다.
김혜성은 올 시즌에도 시즌 초반부터 줄곧 2루수를 소화하는 중이었지만, 지난달 29일과 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유격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본인의 강력한 요청이다"고 운을 뗀 뒤 "본인이 유격수에 대한 애착이 아직 있더라. 본인이 유격수를 희망하고 있고, (계속) 김혜성을 선발 유격수로 내보낼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혜성과 비슷한 길을 걸어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그랬다. 홍원기 감독은 "김하성도 유격수에 대한 애착이 많았었다. 팀의 판단에 따라서 2루수나 3루수로 갈 때 불만스러운 생각도 가졌는데, 지나고 나면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며 "(김하성과 김혜성) 두 선수의 큰 차이는 없고, 장단점은 비슷한 것 같다. 김하성도 거친 플레이를 했는데, 본인의 장단점을 빨리 알고 그것에 대해 고치고자 했던 노력을 통해서 잘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에도 90경기 가까이 2루수로 나갔지만, 훈련할 때는 유격수를 보기도 했다"며 "본인이 유격수에 대한 욕심을 놓지 못한 것 같다.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본인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공백이 발생했을 때 팀이 다른 플랜을 가동하는 데 있어서도 분명 유리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다만 홍 감독은 "김혜성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본인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본인이 퍼포먼스를 정확하게 보여줘야만 한다. 전적으로 그걸 증명하는 건 본인의 몫이다. 수비든, 공격이든 다른 여파가 생긴다고 하면 그땐 본인도 수긍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제 김혜성은 사령탑의 얘기대로 본인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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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