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상승세를 타고 있던 남자배구대표팀이 쿠바에 혼쭐이 났다. 3승 3패를 달리고 있던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세계랭킹 4위 쿠바와의 3,4차전에서 모두 0-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지난 11일과 12일, 세계최강 이탈리아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특히, 12일 열린 2차전에서는 2세트를 뽑으며 분전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매 경기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함'을 보였다.
하지만, 쿠바와의 3,4차전에서는 생각보다 맥없이 주저앉았다. 1차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쿠바는 한층 단단히 준비하고 나온 전력이었다. 특히, 쿠바가 자랑하는 강서브가 통하면서 한국의 리시브를 흔들어놓았다.
19일 열린 경기에서 쿠바는 서브에이스 7개를 기록했다. 1,2차전과 가장 달라진 부분은 서브의 강도와 성공률에 있었다. 쿠바는 강서브와 목적타 서브를 적절하게 구사하며 한국의 조직력을 흔들어놓았다.
한국이 쿠바와의 1차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브리시브가 원만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시차적응이 해결되지 않았던 쿠바는 서브의 강도와 정확성이 모두 떨어졌다.
주전 공격수 대부분이 빠진 한국은 서브리시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시브가 안 된 볼을 처리해 줄 수 있는 문성민(현대캐피탈)이나 김학민(대한항공) 등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월드리그를 치르면서 경기 감각을 찾은 쿠바 선수들은 원하는 곳에 적재적소로 서브를 구사하고 있었다.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박기원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스피드 배구'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리시브 불안으로 공격 패턴도 단순해지자 쿠바의 블로킹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쿠바는 모두 11개의 블로킹으로 한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반면, 한국은 이선규(현대캐피탈)의 블로킹 1개가 전부였다. 서브리시브에서 자신감을 잃은 한국은 서브의 강도에서도 쿠바에 패배했다.
서브리시브가 원활히 이루어진 쿠바는 고공강타로 한국의 코트를 맹폭했다. 높이와 스피드를 동시에 갖춘 쿠바의 공격은 좀처럼 막기 어려웠다.
승승장구하던 '박기원 호'는 이번 쿠바와의 2연전에서 큰 경험을 얻었다. 아시아 팀들이 중남미와 유럽 팀들과 경기를 펼칠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서브와 블로킹이다.
한국 선수와 비교해 파워와 탄력에서 앞서있는 쿠바는 강서브로 기선을 제압했다. 또한, 한국과 3번의 경기를 치르면서 공격 패턴도 익숙해졌다. 주포인 전광인(성균관대)과 최홍석(경기대)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이번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서브에이스와 블로킹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은 박기원 감독이 부임하면서 세계 배구의 흐름인 스피드에 동참하고 있다.
빠른 배구가 원만히 이루어지려면 안정된 리시브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강한 서브도 동반돼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쿠바에 2연패를 당한 한국은 서브와 리시브 강화라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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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