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이번 여름 노렸던 해리 케인 영입을 내년까지 미룰 계획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며, 대안으로 꼽히는 공격수와도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뮌헨은 2023/24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힘쓰고 있으며, 콘라트 라이머, 하파엘 게레이루, 김민재를 영입해 중원과 수비 보강을 마쳤다. 뮌헨이 다음 차례로 노리는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이탈 이후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를 실감했던 뮌헨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인 케인을 노리며 영입 계획을 추진했다.
케인도 뮌헨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며 긍정 신호를 보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의 엄청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우승 트로피를 쟁취하지 못하며 우승에 대한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뮌헨의 접근에 케인은 개인 합의까지 동의하며 뮌헨행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다만 문제는 토트넘이 케인을 판매하는 것에 굉장히 부정적이기에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케인을 지키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토트넘과 뮌헨의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뮌헨의 전 회장인 울리 회네스가 레비 회장을 자극하는 발언을 직접 내뱉으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회네스 회장은 지난 16일 독일 테게른제에 위치한 뮌헨 훈련 캠프에 참석해 기자회견에서 "케인의 결정이 유지된다면 우린 그를 영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협상에 대해서도 "그러면 토트넘은 케인을 내줘야 할 것"이라며 "8~9000만 유로(약 1143~1286억원) 제의를 막는 구단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케인도 이적을 원할 것이라며 "케인은 유럽 최고의 구단으로 올 또 다른 기회를 얻었다"라며 "우리가 선호하는 건 그와 가족들이 약속한 것들을 분명히 지켰다는 점이다. 약속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괜찮다"라며 영입을 자신했다.
레비 회장에 대해서는 "레비 회장은 시간 놀이를 하고 있고, 이에 정통한 사람이며 엄청난 프로페셔널"이라며 "난 그를 정말 좋아하지만 뮌헨도 이런 일을 어제오늘 한 건 아니다"라며 뮌헨이 결국 그를 설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네스 회장의 발언은 곧바로 화살이 되어 뮌헨으로 돌아왔다. 먼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해당 발언에 대해 직접 반박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호주 훈련캠프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내가 아는 한 그는 아무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다른 구단이 우리와 계약된 선수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한다면 그것은 우리한테 문제가 아니라, 그들에게 더 문제가 된다"라며 회네스 회장의 발언이 토트넘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뮌헨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이후 독일 매체에서는 회네스 회장의 발언으로 인해 레비 회장이 케인 판매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히 접었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독일 매체 빌트는 "레비 회장은 회네스의 발언으로 화가 났다. 레비는 이미 토마스 투헬 감독이 케인을 만난 것에 대해서도 화를 냈었다. 레비는 측근들에게 1억 파운드(약 1640억원)에도 케인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레비 회장이 케인 판매를 절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결국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뮌헨도 당초 이번 여름 영입을 자신했던 상황에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매체 'FCB인사이드'는 20일(한국시간) "케인에 대한 뮌헨의 플랜B"라며 케인 이적설과 그의 대체자가 될 수 있는 후보를 보도했다.
FCB인사이드는 "뮌헨은 레비 회장의 요구에 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구단은 내년 여름 케인의 자유계약 이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뮌헨은 새로운 스트라이커 없이 2023/24 시즌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케인 영입이 미뤄진다면 다른 선수를 데려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블라호비치는 뮌헨과 토마스 투헬 감독의 플랜B다. 뮌헨은 이미 블라호비치의 측근과 초기 대화를 나눴다. 다만 아직까지 분명한 점은 케인이 1순위라는 점이다. 뮌헨은 케인을 데려올 수 없는 것이 밝혀진다면, 블라호비치로 돌아설 것이다"라며 블라호비치가 케인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라호비치는 유벤투스 합류 이후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2022/23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유벤투스는 구단 재정 문제로 인해 블라호비치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회네스 회장의 발언으로 케인 이적 사가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뮌헨이 결국 이번 여름에는 케인을 포기하게 될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