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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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구원' 김범수 "어차피 내 점수 아니니까"…"형 왜 그래요"

기사입력 2023.07.12 22:12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내 점수 아니니까 줘도 된다." 조금은 괘씸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 말이, 한화 이글스와 문동주의 승리를 지켰다.

한화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1 신승을 거뒀다. 이날 문동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8회말 위기 상황 등판한 김범수는 피안타 없이 ⅔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9홀드를 달성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8회말 문동주가 문보경에게 2루타, 박해민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신민재의 타구까지 안타가 되면서 1사 주자 만루. 결국 한화 벤치는 문동주를 내렸고, 좌완 김범수를 투입했다.

단 2점 리드에서 만루 상황 등판. 경기 후 김범수에게 심정이 어땠냐고 묻자 그는 "마음은 똑같았다"면서 "내 점수가 아니지 않나. 이걸 나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내가 점수가 아니니까 줘도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편해진다"고 얘기했다.

그런 마음을 먹고 마운드에 오른 김범수는 1번타자 홍창기와 상대해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냈다. 이때 3루주자가 들어오면서 김범수의 점수가 자책점이 아닌 LG의 1점이 올라갔고, 문성주의 볼넷으로 계속된 1-2 한 점 차, 김범수는 김현수를 2루수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김범수는 "내가 멘탈 공부를 하는 이유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 그게 잘 안 된다. 몸이 경직이 되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심플하고 편하게 생각해야 몸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수의 이날 내용과 결과가 이 철학의 증명이었다.

문동주도 그 마음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김범수는 "아이싱 하면서 '나 그렇게 던졌다' 얘기했다. '형 왜 그래요~' 그러더라"며 웃었다. 문동주에게도 이 상황에 대해 물었는데, 그는 "그건 장난 치신 것 같고, 내가 봤을 때는 내 점수라 더 열심히 던져 주신 것 같다. 범수 형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막아주실 거라고 믿고 있었다"고 미소지었다.


김범수는 이날 경기 포함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등판 상황이 대부분 타이트하다는 걸 감안하면 더 좋은 기록. 김범수는 "구속도 구속이고, 제구가 잘 되고있다. 박승민 코치님, 이동걸 코치님께서 어떻게든 좋은 모습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만들어주시기 때문에 거기서 많이 해답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초반에 안 좋았을 때, 박승민 코치님이 계속 '안 좋지 않으니까 똑같이 하라' 말씀해주셨다. 나는 불안한 게 있었는데, 딱 5월부터 올라오더라. 코치님께서 정말 데이터도 많이 아시고, 선수들이 어떤 부분이 좋고 안 좋은지 콕 짚어 알려주셔서 그게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4.85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이날 경기로 정확히 3.00을 마크했다. 김범수는 전반기를 돌아보며 "6회부터는 한 타자가 됐든, 1이닝이 됐든 나갈 상황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이 요소요소 좋은 자리에서 쓰고 빼주셔서 좋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아프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게 좋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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