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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이 겪는 '성장통' 잘 아는 국민유격수 "나도 어릴 때 경험이 있다"

기사입력 2023.06.30 15: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나도 어릴 때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낀 적이 있다. 내야수라면 한 번씩 그런 경험을 한다."

삼성 라이온즈 주전 2루수 김지찬은 지난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홀로 3개의 실책을 쏟아내면서 흔들렸고 팀이 5-1 리드를 날리고 6-9로 역전패를 당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튿날 김지찬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문책성 2군행이라기보다는 김지찬의 현재 심리 상태가 1군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심리적인 게 크다"라며 "계속 좋다가 이렇게 실책이 한두 번 나오니까 움츠러들게 되고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김지찬 엔트리 말소 배경을 밝혔다.



김지찬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입단한 뒤 곧바로 삼성의 주축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163cm의 작은 신장에도 빠른 발과 탄탄한 기본기, 빼어난 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김지찬은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게임 주전 키스톤 콤비는 유격수 박성한(SSG), 2루수 김혜성(키움)이 유력하지만 김지찬 역시 대수비, 대주자로 비중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잦은 수비 실책 속에 자신감이 다소 결여된 게 문제다. 타격은 시즌 타율 0.290(207타수 60안타) 1홈런 10타점 9도루 OPS 0.727로 전혀 문제가 없다. 출루율 0.398은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들 중 6위로 KBO 최정상급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가 명 유격수 출신인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신 역시 프로 커리어 초창기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내야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치는 성장통이라는 입장이다.



박진만 감독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2007년 해체)에 입단하자마자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당시 현대 사령탑은 대한민국 야구사 불세출의 유격수 중 한 명이었던 김재박 감독이었다. '선수' 박진만은 김재박 감독의 혹독한 조련 아래 국가대표 유격수로 성장했다.

이런 박진만 감독조차 신인 시절에는 수비, 송구에서 부담을 느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팬들은 항상 최고의 수비력을 뽐낸 '선수 박진만'만 기억하지만 정작 본인은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었다고 돌아봤다.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에게는 게임을 계곳 뛰면서 자신 있게 하라고 했지만 본인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나도 어릴 때 그랬던 경험이 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송구를 할 때 부담이 됐던 적이 있다. 내야수들은 한 번씩 이런 부분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걸 어떻게 빨리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김지찬도 마음을 더 강하게 먹고 준비를 더 잘해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김지찬을 2군으로 보내면서 별도 면담은 안 했다. 1군에 함께 있으면서 평소 많이 대화를 했기 때문에 내 의중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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