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유준상 기자) 사령탑이 말하자 타자들이 바로 실행했다. 장단 19안타를 몰아친 롯데 자이언츠가 래리 서튼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6차전에서 14-2로 대승을 거두고 시리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시즌 성적은 28승18패(0.609)가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튼 감독은 5월 한 달간 팀의 상황을 돌아보면서 마운드에 합격점을 준 반면 타선에 아쉬움을 표했다. 서튼 감독은 "(우리 팀이) 공격적으로 침체돼 있다. 공격 지표에서 우리가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못하고 많이 떨어져 있다. 그런 부분들은 훈련을 통해서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타자들의 분발을 요구했다.
실제로 오후 2시경부터 그라운드에 몇몇 선수가 나와 방망이를 휘둘렀고, 황성빈과 정보근 등이 라이브 배팅에 나섰다. 최고 기온이 28도에 달할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으나 선수들은 쉴 새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사령탑의 바람과 많은 훈련량이 통했던 것일까, 롯데는 1회부터 상대 선발 양현종을 두드렸다. 1회말 전준우의 1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한 이닝에만 7점을 얻어냈다. 서튼 감독의 신뢰를 받고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이학주는 첫 타석부터 만루포를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롯데의 불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2회말 정훈과 한동희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한 뒤 4회말 안치홍의 1타점 적시타로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들었다. 6회말에는 3점을 더 보탰는데, 유일하게 안타가 없었던 정보근까지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선발 전원 안타까지 완성했다.
과정을 곱씹어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순간은 이학주의 만루포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학주만 돋보인 경기는 아니었다.
특히 9명의 선발 타자 중에서 정훈을 제외한 모든 타자가 멀티히트를 기록, 전반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게 고무적이었다.
경기 후 서튼 감독도 "구상했던 여러 부분들이 나올 필요가 있었던 시기였는데 실제로 경기에서 좋은 모습으로 나와 만족스럽다. 타자들이 1회 불같은 타격으로 빅이닝을 만들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만에 가까운 사직구장 1만8996명 관중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날처럼만 경기를 풀어간다면 사령탑은 선수들에게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