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나영 기자) '특종세상' 이창수가 탈북 계기를 밝혔다.
2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1980년대 전설적인 유명세를 떨쳤던 북한 유도 영웅 이창수가 출연했다.
연인을 위해 탈북했다는 스토리로 현실판 '사랑의 불시착'으로 불리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지 32년이 지난 지금, 이창수는 슬하에 세 아들까지 두며 여전히 아내와 잘 살고 있었다.
진영진과 이창수가 처음 만난 것은 1989년 유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였다. 한판승을 이어가며 놀라운 활약을 했던 이창수의 경기를 보고 눈길이 갔다는 진영진.
그는 "'축하합니다'하고 악수를 하는데 진짜 전기가 왔다. (이창수가) 악수할 때 손장난을 했다. 지금 하면 미친 X이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영진은 "1989년 대회 끝나고 떠날 때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다. 남편이 어깨동무하고 찰칵 할 때 내 볼에 뽀뽀했다. 대만 가서도 못 잊어버리고 계속 생각했다"며 강렬했던 인연의 시작을 회상했다.
헤어졌던 두 사람은 1년 뒤 베이징 아시안 게임에서 재회했다. 진영진은 "아시안 게임 20일 동안 매일 저녁 약속이 있었다. 데이트를 했었다"며 만남 때면 이창수가 늘 장미꽃과 초콜릿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중한사전으로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어가며 사랑했던 두 사람은 모두 메달을 획득하며 일도 사랑도 다 잡는 듯했지만, 결승에서 한국 정훈 선수에게 졌던 이창수는 대회 후 바로 버스를 타고 탄광으로 갔다고 밝혔다.
"화려하던 게 다 없어지고 석탄 푸면서 '이게 뭔가?' 싶었다"는 이창수는 결국 북한 체제에 대한 실망과 연인 진영진에 대한 그리움으로 탈북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1991년 한국으로 망명했던 그는 탈북 다음 해,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목숨을 걸고 탈북했던 이창수만큼이나 아내 역시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창수는 "나도 부모, 형제 다 버리고 왔지만 자기도 다 버리고 왔지 않나. 마음은 고마운데 표현을 못했다. 내가 그런 스타일이다"라고 머쓱해했다.
대놓고 애정 표현을 하지는 않는 이창수지만 장 보느라 힘든 아내를 위해 짐꾼 역할을 자처하는 이창수의 모습이 흐뭇함을 자아냈다.
사진 = MBN 방송화면
이나영 기자 mi9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