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나폴리 수비수 김민재가 이적한 지 한 시즌 만에 700억이 넘는 제안을 받고 팀을 떠날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올 시즌 나폴리 우승의 주역으로 꼽히는 김민재는 이적 당시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당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SK에서 나폴리로 1800만 유로(약 25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팀을 옮긴 김민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험은 있었지만, 유럽 5대 리그 경험이 전무했기에 전임자였던 칼리두 쿨리발리(첼시)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일부 팬들은 경기장 인근에 '김(Kim), 담배 3갑에 10유로(약 1만4000원), 거지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빚이나 갚고 꺼져라'라는 걸개를 걸어 놓으면서 구단주를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곧바로 자신의 진가를 나폴리 팬들에게 증명했다. 그는 이적 두 달만인 지난해 9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며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선보였고,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나폴리의 리그 선두 질주와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일조했다.
결국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과 함께 33년 만의 우승까지 차지했고, 김민재는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나폴리로서는 김민재와 계약 당시 포함했던 바이아웃 조항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일부 나폴리 팬들도 불과 5600만 유로(약 808억원) 수준에 이적료로 구단의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운 수비수를 보내야 한다는 상황에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언론인은 당시의 바이아웃 조항 선택에 대해 "아무도 이런 일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쩔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폴리 지역지 '칼치오 나폴리1926'은 18일(한국시간) "칼치오메르카토 이사 지안카를로 파도반은 나폴리 회장이 김민재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메르카토의 이사 파도반은 이탈리아 라디오 '푼토 누오보'에 출연해 김민재의 이적 관련 소식을 언급하며 "나폴리가 김민재를 영입하고 그의 바이아웃 조항을 수용했을 때는 정말로 다른 팀들이 해당 수준에 이르는 돈을 들고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도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을 비난할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누구도 김민재가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의 엄청난 제안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했을까. 나도 그러지는 못했고,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현재 김민재의 가치는 바이아웃 조항보다도 훨씬 높다"라며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김민재가 엄청난 수비력으로 가치를 증명했으며, 현재는 바이아웃 이상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파도반은 나폴리가 김민재 외에도 선수들을 지킬 계획이지만, 거대한 이적료 제안에는 판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생각은 최고의 선수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시멘에 1억 5000만 유로(약 2165억원) 수준의 제안이 온다면 그는 떠날 것이다. 그런 제안을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나폴리도 그를 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사진=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