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지수 기자) 개막 첫 한달 동안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롯데 자이언츠 우완 나균안이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 2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호랑이 방망이'를 넘어서는데 또 한 번 실패했다.
나균안은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 선발등판해 4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전날 KIA를 7-4로 제압하고 15년 만에 9연승을 내달린 가운데 기세를 몰아 이날 10연승을 노렸다. 선발투수로 출격하는 나균안의 호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균안의 4월은 아름다웠다. 개막 후 5경기에 나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로 특급 피칭을 선보였다. 33⅔이닝을 던지며 자책점은 5점에 불과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9, 피안타율 0.182로 타자들을 말 그대로 '압도'했다. 월간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이날 경기 전 "나균안은 분명히 월간 MVP를 받을만한 후보 중 한 명이다. 4월 한 달 동안 너무 잘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나균안은 KIA 타선에 예상 밖으로 크게 고전했다. 1, 2회를 삼자범퇴 처리하고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3회말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를 보였다. 1사 2루에서 박찬호에 볼넷, 류지혁에 안타를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1사 만루에서 고종욱의 투수 앞 땅볼 때 안정된 수비로 3루 주자를 홈에서 포스 아웃 시켰지만 다음 타자 김선빈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KIA에 선취점을 뺏겼다.
나균안은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추가 실점을 막지 못했다. 최형우에 2타점 적시타, 소크라테스에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0-4로 벌어졌다.
나균안은 4회말에도 고개를 숙였다. 선두타자 이우성에 솔로 홈런을 맞으면서 자책점은 5점까지 늘어났다. 112km짜리 초구 커브가 그대로 통타 당했다. 이후 5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교체되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롯데가 2-10으로 지면서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나균안은 투수 전향 이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지만 유독 KIA만 만나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경기 전까지 KIA전 통산 9경기(3선발)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9.33으로 고전했던 가운데 이날 역시 웃지 못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