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적장'으로 대구를 찾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향한 대구팬들의 관심은 예상대로 뜨거웠다. 평일임에도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관중들이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찾아 경기를 즐겼다.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4연패의 사슬을 끊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이날 게임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 부임 후 처음으로 고향 대구를 찾으면서 많은 팬들의 시선이 쏠렸다. 전날 경기가 비로 취소돼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과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감독의 격돌이 하루 미뤄졌던 가운데 9213명의 관중이 현장에서 양 팀의 승부를 지켜봤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정규리그 개막 후 이날 게임 전 5차례 홈 경기 평균 관중은 4879명이었다.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선발투수로 등판하면서 연패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도 했지만 평소보다 2배 가까운 팬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으로 모을 수 있는 요인은 아니었다.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대구 팬들도 '두산 감독' 이승엽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감독은 1995년 삼성에 입단하며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기간(2004-2011년)을 제외하면 2017년 은퇴 때까지 15 시즌 동안 삼성 유니폼만 입었다.
지난해 11월 두산 감독으로 깜짝 선임되며 화제를 모았던 건 이승엽 감독이 삼성이 아닌 다른 팀에서 지도자로 첫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팬들은 이승엽 감독에 아쉬움보다는 축하를 보냈고 선수 시절에 이어 사령탑으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기를 바랐다.
실제 이날 경기장에는 이승엽 감독의 이름과 현역 시절 등번호 36번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은 삼성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승엽 감독의 그라피티 그림이 있는 우측 외야석은 일찌감치 관중들이 들어찼다.
다만 이승엽 감독은 정작 이날 경기장을 떠나는 순간 웃을 수 없었다. 두산이 타선 침묵 속에 삼성에 0-1로 패하면서 3연승 행진을 마감하고 삼성 4연패 탈출에 희생양이 됐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