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들뜨거나 감회에 젖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의 '적'으로 처음 밟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오직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과 삼성의 시즌 1차전은 KBO리그 모든 팬들의 시선이 쏠렸다. 이승엽 감독이 지난해 11윌 두산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으로 대구를 찾게 되면서 어떤 그림이 연출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두산과 삼성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은 오는 26일로 하루 미뤄졌지만 이승엽 감독은 바쁜 시간을 보냈다. 야구장을 찾은 수많은 취재진과 20분 넘게 릴레이 인터뷰를 하면서 두산 사령탑으로 라팍을 찾은 '라이온킹'의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일단 "아직까지는 특별 느낌이 없다. 진짜 별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지난해 두산에 처음 올 때는 또 다른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두산의 일원이 된 것 같다. 오늘 라팍에 올 때도 게임을 할 수 있을지 경기가 취소되면 다음 투수 로테이션을 어떻게 가져가고 삼성이 선발투수가 바뀌면 우리 타순도 바꿔야 하는지 등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뒤 2017년 은퇴 때까지 통산 15시즌 동안 활약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기간(2004-2011)을 제외하면 언제나 삼성의 푸른 유니폼만 입었고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5번의 홈런왕과 정규리그 MVP에 오르며 라이온즈 그 자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삼성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이승엽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 첫 팀은 두산이었다. 지난해 11월 두산 제11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라이온킹'은 베어스의 수장으로 삼성과 1년 중 16번은 승리를 놓고 싸우게 됐다.
이승엽 감독은 2016년 개장한 라이온즈 파크에서 2년간 뛰었다. 홈 팀 삼성이 3루 쪽 더그아웃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식경기에서는 1루 쪽 더그아웃을 사용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오는 26일 게임은 색다른 시각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볼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감독은 "라팍에 오면서 '내가 이곳에서 뛰었다', '여기가 내 고향이다' 속으로 이랬던 건 없었다"며 "냉정해져야 하고 (경기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측 외야에 있는 내 그림도 TV 방송 인터뷰 때 한 번 쳐다보라고 해서 봤는데 별 느낌이 없었다. 사실 나도 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이기도 하다"고 웃은 뒤 "정말로 아직까지는 느낌이 없고 내일 경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 이제는 공과 사 구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