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팀의 공동 1위 도약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지난해 다승왕에 올랐던 아우라가 개막 3주 동안 보이지 않고 있다.
LG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7-5로 이겼다. 전날 4-6 패배를 설욕하고 NC와 함께 공동 1위로 올라섰다.
LG의 승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선발투수로 출격한 켈리가 6이닝 9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난조를 보인 탓에 초반 흐름을 NC에 뺏겼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켈리는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를 안타, 손아섭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첫 고비를 맞았다.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1사 1·3루에서 박석민에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지만 켈리의 2루 송구가 크게 빗나갔다.
켈리의 송구를 유격수 김민성이 가까스로 포구한 뒤 2루 베이스를 터치하면서 1루 주자를 포스 아웃 시킨 게 외려 다행이었다. 그 사이 3루 주자의 득점으로 NC에 선취점을 내줬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3회초에는 NC 타선에 크게 고전했다. 선두타자 박민우를 몸에 맞는 공, 손아섭에 우전 안타, 박건우와 박석민에 연이어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흔들렸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는 천재환에 1타점 적시타, 2사 후 안중열에 1타점 2루타를 내줘 스코어가 순식간에 1-5까지 벌어졌다. 이후 한석현을 삼진으로 잡고 힘겹게 이닝을 끝냈다.
켈리는 4회부터 안정을 찾은 듯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LG 불펜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해줬다. LG도 7회말 문보경의 결승 3타점 3루타 등을 묶어 5점을 뽑아내 짜릿한 역전승을 따내며 결과적으로 해피 엔딩으로 하루를 끝냈다.
하지만 켈리가 시즌 초반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분명 불안 요소다. 켈리는 이날까지 개막 후 4경기에서 23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6.46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전 7이닝 2실점 한 경기뿐이었다.
지난해 0.232에 불과했던 피안타율은 올 시즌 0.293까지 치솟았다. 19일 NC전에서 직구는 최고 148km, 투심 패스트볼 146km, 슬라이더는 142km까지 찍으면서 컨디션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에 맞아나가는 타구들이 많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켈리에 대해 "벤치에서 편안하게 투구를 지켜볼 수 있는 투수"로 정의했다. 켈리가 지난해까지 KBO 통산 114경기에서 58승 31패 평균자책점 2.89의 누적 성적을 기록한 데다 2022 시즌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것도 절대적인 신뢰의 이유였다.
그러나 올 시즌 켈리의 스타트는 염 감독이 얘기했던 '편안한 투수'의 모습이 아니다. LG의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켈리의 '2022'년의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켈리의 반등이 없다면 5월부터 본격화될 치열한 순위 다툼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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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