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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운 "재밌었지만 고민 多…격투씬 찍고 나니 피 줄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3.04.11 19: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나는 여기에 있다'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정진운이 촬영을 하며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꼽으면서 연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나는 여기에 있다'(감독 신근호) 정진운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나는 여기에 있다'는 살인 용의자 규종(정진운 분)과 강력팀 형사 선두(조한선)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통제 불가 범죄 스릴러. 정진운은 본래 선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살인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이후 셀룰러 메모리로 인해 살인도 마다않는 인물인 규종 역을 맡았다.

이날 정진운은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연기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작품 내에서 규종의 성격이 바뀌지 않나. 그런데 그 성격이 (다중인격처럼) 확 바뀌는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변한다. 그래서 후반부에는 원래의 성격이 남아있는지 헷갈리게끔 연기하고 싶었다"며 "재밌게 읽었지만 연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 연구할 때 정말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규종을 연기하며 레퍼런스로 삼은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기존 작품에 없는 걸 해보고 싶었다. '색다르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 '내가 해석해낸 게 나다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새로운 걸 창조해내기 위해서 호흡 길이까지도 연구를 많이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종이 빨랫줄로 상대의 목을 졸라 죽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씬을 찍을 때 밑에서 배우분이 꿈틀거리다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사람을 죽인다는 느낌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촬영을 하며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무거운 대사를 정말 무섭게 할지, 아니면 힘을 빼서 중간 지점을 찾을지 고민했다. 그 부분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연기한 게 마음에 안들어서 다시 가겠다고 했는데,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이 저에게 많이 맞춰주셨다. 어려운 거니까 충분히 생각하고 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극중 아빠(정인기)와 규종이 전화하는 장면이 있다. 규종이 가진 아빠에 대한 사랑과 피어나는 분노가 부딪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대사를 굴곡지게 처리하고 싶었다. 통화를 끝내고 화면 밖으로 걸어나가는 장면까지가 원테이크였는데, 그게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화가 있는데, 컷 사인이 나고 감독님께서 제 발음이 뭉개져서 다시 찍어야한다고 하셨다. 그 순간 '어떻게 다시 하지' 싶더라. 그 감정이 다시 안 나왔고,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중이 안 되더라"며 "감독님께 죄송한데 다시 들어도 되겠냐고 하니 감독님께서 장난을 치셨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저를 아껴주셨는데, 그래서 많은 걸 알려주고 싶어하셨다. 감독님이 '다른 데 가면 더 짖궂은 현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두 번째, 세 번째 컷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연구하라'고 하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갯벌에서 진행된 조한선과의 격투씬도 상당한 고충이 있었다고. 정진운은 "허허벌판이고, 멀리서 찍다보니 숨을 공간도 없어서 원 테이크로 갔어야 했다. 크고 정확하게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뻘이다보니 발이 푹푹 빠지더라. 연기하기에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라고 전했다.

그는 "갯벌씬에서는 컷이 빠르게 전환되는데, 배우들 눈에는 그게 왜 넘어가게 됐는지 보인다. 원래는 동선이 정해져 있던 건데, 감독님들의 발이 빠져서 못 나오니까 감독님 얼굴이 카메라에 찍힌 게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잘라낸 장면이 있다"며 "배우들이 따로 저장해둔 영상에는 B캠 감독님의 당황한 얼굴이라던지 A캠 감독님의 넘어진 모습이 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감정선의 끝자락에 있는 장면이라 촬영이 힘든 날이었는데, 웃음은 오히려 더 많았다"며 "뻘을 씻어내라고 마을 분들이 풀장처럼 만들어놓은 곳이 있는데, 끝나고 나서 한선이형이랑 수영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며 "물로 뻘을 씻어내고 나니까 손바닥과 팔에서 피가 흐르더라. 그렇게 다치고 힘들었는데도 다시 생각하면 재밌는 추억이 많은 날"이라고 기억했다.



'나는 여기에 있다'는 독특하게도 주요 출연진인 조한선, 정진운, 정태우, 노수산나 모두가 미스틱스토리 소속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정진운은 "아마 한선이 형이 먼저 캐스팅이 되셨을 거다. 제가 감독님과 '브라더'라는 작품을 하고 있을 때 형의 출연이 확정되었고, 저는 작품이 끝난 뒤에 대본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정진운은 "감독님께서 '천천히 읽어보고 생각해봐라' 하셨는데, 선두 역은 누구냐고 여쭤보니 조한선 형이라고 해주시더라"며 "같은 회사여서 대본이 들어왔을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감독님이 희한하게 다 미스틱 소속 배우들을 선택하신 거다. 매니저팀과 감독님이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정을 편하게 잡으려고 하셨나 싶을 정도인데, 감독님께서 직접 컨택을 하셨더라"고 전했다.

그렇게 작품을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느냐고 묻자 정진운은 "작품이 워낙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어서 촬영장 분위기가 어둡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규종도 원래는 악의적인 인물이 아닌 만큼, 평상시에는 원래의 규종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낚시를 하거나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촬영할 때는 (코로나19로 인해) 다 같이 모여서 회식을 못 했었다. 그래서 삼삼오오 방에서 카메라 감독님과 (조)한선이 형이랑 모여서 술을 먹거나 했는데, 그래서인지 다 같이 모이지 않아도 끈끈한 우정이 생겼다. 대천에서 촬영이 진행됐는데, 서울에서 가까운데도 잘 안 올라가게 되더라"고 전했다.

한편, '나는 여기에 있다'는 12일 개봉한다.

사진= 와이드 릴리즈㈜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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