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이 4년 만에 여자 프로배구 정상 정복에 도전한다. 무서운 기세로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까지 올라온 한국도로공사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로공사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지난 19일 현대건설과의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열흘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가운데 도로공사를 상대로 기선 제압을 노린다.
흥국생명의 믿는 구석은 역시 에이스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정규리그에서 669득점으로 이 부문 전체 5위, 국내 선수 중 1위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공격성공률은 45.76%로 전체 1위였다.
흥국생명이 새해 초 권순찬 전 감독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경질되는 내홍 속에서도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칠 수 있었던 데는 김연경이 코트 안팎에서 중심을 잡아준 덕분이었다.
김연경으로서는 2020-2021 시즌 GS칼텍스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당시 흥국생명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주축 선수들이 시즌 중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하면서 우승이 불발됐다.
김연경도 V리그 우승 트로피가 목마르다. 김연경의 마지막 V리그 우승은 2008-2009 시즌이다. 이후 2020-2021 시즌과 올 시즌을 제외하면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V리그 코트와는 인연이 없었다.
김연경은 일단 지난 15일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챔피언결정전은 우리가 유리한 게 맞다. 감독님이 어떻게 운영하실지는 모르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생겼다"며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에 맞서는 도로공사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마지막 날 4위 KGC인삼공사와 승점 차를 4점 이상으로 벌리면서 준플레이오프 없이 플레이오프(3전 2승제)부터 봄배구를 시작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1, 2차전을 내리 따내며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토종 에이스 박정아와 베테랑 정대영, 배유나를 비롯해 젊은 세터 이윤정까지 제 몫을 해주면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설욕도 노린다. 2018-2019 시즌 챔피언 결정전 2연패를 노렸지만 흥국생명에 패하며 우승컵을 넘겨줬던 아픈 기억이 있다.
4년 전 준우승 당시에도 팀을 이끌었던 김종민 감독을 비롯해 도로공사 주축 선수들은 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한 번의 업셋(UpSet)과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꿈꾸고 있다.
공교롭게도 V리그 여자부 3위팀의 업셋 우승은 2008-2009 시즌 흥국생명이 마지막이다. 당시 최우수 선수(MVP)는 김연경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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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