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6 10:28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해 상반기동안 월드컵시리즈 4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처음에는 26점대의 점수를 받는 것이 목표였어요. 막상 모든 종목에서 26점대를 받고 나니 더욱 높은 목표를 세우게 됐죠.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듬체조 기대주'에서 '간판'으로 성장한 손연재(17, 세종고)는 한국 리듬체조의 기록을 하나씩 바꿔나가고 있다. 국내 선수 중, 처음으로 한 시즌 동안 4번의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에 출전했다. 4개의 규정종목(후프, 볼, 곤봉, 리본)에서 모두 26점대를 돌파했고 3번의 대회(이탈리아 페사로, 우크라이나 키예프, 프랑스 코르베유)에서는 종목별 결선에 진출했다.
국내 선수들 중, 3번의 월드컵시리즈에서 종목별 결선에 진출한 것은 손연재가 처음이었다. 시니어 2년차를 보내면서 어느덧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경쟁을 하게 됐다.
지난 3월에 열린 이탈리아 페사로 대회에 출전한 손연재는 3주 동안 유럽을 순회하며 3개의 월드컵시리즈에 출전했다. 3주 동안 진행된 강행군으로 체력적으로 지쳤지만 휴식 없이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손연재는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인 신수지(21)와 김윤희(20, 이상 세종대)와 함께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3주 동안 진행된 월드컵시리즈 출전을 마친 손연재는 다음달 11일과 12일 열리는 리듬체조 갈라쇼 준비에 여념이 없다.
"갈라쇼 준비를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동안 월드컵 대회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제 시작한 단계입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서게 돼 영광스럽고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번 갈라쇼에는 '리듬체조의 여왕'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1, 러시아)와 '2인자'인 다리아 콘다코바(20, 러시아), 그리고 '떠오르는 샛별'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18, 러시아) 등 현역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
그리고 '표현력의 여제'인 안나 베소노바(27, 우크라이나)도 이번 무대에 함께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 틈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목표였던 26점 넘어서서 27점대 돌파. 월드컵시리즈 출전으로 자신감 얻었다
리듬체조에서 1점을 올리는 것은 매우 힘들다. 난도(리듬체조의 기술)가 더욱 정확해야 하고 관객과 심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표현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심판들에게 익숙해져야 한다.
올 시즌 상반기에 열린 월드컵대회 중, 손연재는 종목별 결선에 3번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 계단씩 차근차근 앞으로 정진하고 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손연재의 바램이다.
"올 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해 보니 지난 시즌보다 선수들의 프로그램이 한층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막상 27점대를 넘고 보니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내년과 내후년에는 더욱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손연재는 이탈리아 페사로 대회에서는 볼 종목 결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프랑스 코르베유에서는 후프 종목에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코르베유 대회 후프 종목에서는 27점을 돌파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4개의 종목 중, 리본에서 점수의 기복이 심했던 것이 아쉬웠지만 코르베유 대회에서는 26점을 넘어서며 좋은 연기를 펼쳤다.
국제무대에서 한 걸음씩 정진하고 있지만 손연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밝혔다. 정상을 향해 도전하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생각할 때, '만족'보다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자세다.
'여왕' 카나예바, 실력도 최고지만 매너도 제일 좋아
손연재는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노보고르스크에서 훈련에 집중했다.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은 최고 수준의 매트와 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세계적인 선수들의 연습을 옆에서 보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홀로 훈련지로 떠난 손연재는 '고독'이라는 적과 싸워야했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된 상태다. 특히, '여왕' 카나예바는 손연재를 챙겨주는 선수 중 한명이다.
"그곳에 계신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주니어 선수들과 가깝게 어울리고 있고 카나예바와도 잘 지내고 있어요. 카나예바는 최고의 위치에 있는 선수지만 성격도 너무 좋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긴장감을 유지하는 경쟁대회만 준비해왔던 손연재는 갈라쇼로 리듬체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갈라쇼를 할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지만 또 하나의 좋은 기회를 얻게 돼 만족하고 있다.
손연재에게 가장 중요한 대회는 오는 9월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오늘도 정진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부상을 피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가지고 출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직 확실하게 안정권이 들지 않은 만큼, 실수 없이 완벽한 연기를 펼쳐야 올림픽 진출이 가능 할 것 같아요."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C) IB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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