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더 글로리'의 영광은 나날이 빛나는데, 닦이지 않을 흠집이 남았다.
지난 10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됐다. 공개 3일 만에 1억 2,446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뿐만 아니라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에 올라섰고, 대한민국을 비롯한 23개 국가에서 1위를, 도합 79개 국가의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 드라마 사(史)를 새로 쓰는 드라마의 탄생인가 했건만,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 가해 연출자의 학교 폭력 드라마'라는 지워지지 않을 낙인이 찍혔다.
지난 10일, '더 글로리' 공개 직전 연출 안길호 PD의 학교 폭력 논란이 퍼졌다. 당일 안 PD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를 무리 지어 때린 기억은 없다"고 밝혔으나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15일에 진행된 차주영 인터뷰에서는 "검증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모르겠지만 전 배역이 학교폭력과 관계가 없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지만 이후 17일에 진행된 임지연 인터뷰에서는 "학창시절을 이야기 한 건 없었고, 처음부터 캐릭터에 접근을 더 많이했다. (제작진과)연진이의 학창시절부터 출발점 등을 이야기 많이 나눴지 따로 그런 검증은 없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라고 한 것.
같은 질문에도 주연 배우의 답변이 엇갈리는 상황에 주·조연 배우는 물론, 제작진의 학교 폭력 논란 검증을 제대로 했을 리 만무하다.
결국 안 PD는 학교 폭력 사실을 인정했지만, 피해자만 기억하고 가해자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학교 폭력의 공식을 고스란히 재연했다.
안 PD의 학폭 논란은 너무 빠른 대응으로 씁쓸하게 했다면, '더 글로리' 제작진의 늦장 대응도 문제다. 바로 최혜정(차주영 분) 노출 신에 관한 해명이다.
동명 이인과 비슷한 체형을 이유로 관련도 없는 사람이 차주영의 대역이라는 이슈에 휩싸였다. 학폭 논란처럼 과거의 기억을 들추고 증거를 찾아야 하는 등 어려운 해명도 아니건만, 제작진은 진위 여부를 밝히지 않고 내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제작진 측이 '아니다'라는 간단한 입장을 밝혔더라면, 누리꾼과 언론이 몇 날 며칠을 대역설, CG설로 갑론을박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해당 대역으로 오해받은 당사자가 가짜뉴스로 괴로워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배우의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 직접 사실을 들어서 논란을 잠재운 것이 과연 최선의 방법이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제작진들은 '더 글로리'의 영광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사실을 바로 잡아야하는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