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신임 감독이 유쾌한 입담을 선보이며 V리그 데뷔전 승리를 자축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2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9 25-17 28-26)으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2위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승점 7점으로 벌리면서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이어지는 6라운드 6경기에서 승점 12점만 더 추가하면 자력으로 1위를 확정하고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게 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18일 입국 후 이튿날 GS칼텍스와의 장충 원정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코트 위에서 직접 지휘에 나선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시즌 막바지 팀에 합류한 만큼 큰 틀에서 게임 운영 플랜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웠지만 승부처 때마다 적절한 전술 지시를 통해 셧아웃 완승을 이끌어냈다.
특히 13-17로 끌려가던 3세트 중반 승부처에서 도로공사의 빈틈을 노린 적극적인 서브 지시를 통해 게임 흐름을 바꿔 놓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또 최근 부상으로 휴식을 취했던 캡틴 김미연을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하는 승부사 기질도 보여줬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한국도로공사가 역동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서브를 어디로 넣어야 할지에 대해 선수들에게 지시했다"며 "보통 팀과 선수가 적응이 필요할 때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자신의 경기 운영 철학을 밝혔다.
또 "지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김다은이 오늘은 아쉽게도 자신이 가진 최대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대신 김미연을 투입했고 수비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럽 출신 감독 특유의 흥 넘치는 모습도 보여줬다. 선수들이 찬스에서 득점을 성공시키거나 탄탄한 수비 후 빠른 공격 연결을 보여줄 때 적극적인 세리머니를 펼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일단 "오늘은 첫 경기였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보통 세리머니를 크게 하는 편이다"라며 "선수들과 함께 뛰는 마음으로 코트에 서있는데 점프를 할 때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입국 후 지난 며칠간 한국 생활에 대해서도 "음식이 매우 맛있다. 매운 걸 좋아해서 한국 음식이 나와 잘 맞는다"며 "대신 (한국식) 파스타는 거절하겠다. 한국 음식 대부분은 맛있지만 파스타는 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향후 선두단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자신의 확고한 지도 스타일이 있음을 암시했다. 서브, 수비, 블로킹 세 가지를 중심으로 게임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