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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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박주영, 꼭 필요한가?

기사입력 2005.05.08 02:03 / 기사수정 2005.05.08 02:03

안희조 기자

 '축구천재' 박주영의 국가대표 발탁이 가시화 되고 있다. 9일 있을 축구협회의 '월드컵 최종예선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각종 언론은 박주영의 대표팀 승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것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본프레레 감독이 '박주영의 선발을 긍정적으로 검토 하겠다'라고 밝히면서부터. 
  
  지난 2월 두바이 청소년 대회가 끝난 후 박주영의 대표팀 선발에 대한 의견에 '훅 불면 날아갈것 같다'는 말로 일축했던 본프레레는 돌연 의견을 바꾸어 박주영의 발탁에 무게를 실었다.  일약 한국축구 신드롬으로 급부상한 박주영이 지금의 분위기대로 대표팀에 승선하게 된다면 그를 둘러싼 성인대표팀 선발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 되어진다.

 그러나 이번 박주영의 국가대표 발탁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켰다.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시기가 청소년 대표팀의 소집기간과 완전히 겹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국가대표팀 공격진에 갑작스레 박주영이 들어가 낄 자리가 있느냐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박주영의 국가대표팀 차출설이 불거져 나오자 팬들 사이에서는 '또 한명의 유망주 혹사시키기가 시작되어진다.' , '고종수, 이동국, 최성국 등 과거 무리한 대표팀 차출로 선수를 망가뜨린 기억을 벌써 잊었느냐?' 며 박주영의 대표차출에 대한 강한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로 박주영이 국가대표팀에 선발이 된다면 살인적인 일정을 치러내야만 한다. 국가대표팀의 선수 차출이 이루어지는 24일 이전까지 15, 18, 22일에 걸쳐 3번의 리그경기를 치러야 하고 6월 3, 8일 우즈벡과 쿠웨이트 원정에 동참한 이후, 네덜란드로 날아가 12, 15, 18일, 즉 3일간격으로 청소년대회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이러한 빡빡한 일정 속에서 박주영이 제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어렵다. 

 또한 기존 성인 대표팀의 공격진에 박주영이 꼭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기존 이동국, 조재진이 버티고 있던 원톱 자리에는 부상에서 회복한 안정환이 가세하여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이게 됐다. 윙포워드 자리에는 설기현이 군입소로 빠지게 되었지만 차두리, 정경호, 이천수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갑작스럽게 박주영이 투입이 된다 한들 짧은 훈련 기간동안 과연 팀의 조직력에 어우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월드컵의 출전을 가리는 중요한 경기를 박주영의 전술점검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편 박성화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속이 타들어가게 생겼다. 청소년 대표팀 차출을 놓고 프로구단과 힘겨운 싸움을 벌인 끝에 절충안을 마련해 놓았건만 난데없는 국가대표팀 차출에 공수의 주축 인 박주영과 김진규를 그대로 내 주게 생겼다. 프로팀을 상대로 애타게 주장했던 조직력 극대화론이 물거품이 되버리게 되었다. 안그래도 최악이라 일컬어지는 죽음의 조에 편성되어 어려운 경기를 치러나가야 하는 박성화 감독으로서는 박주영의 대표팀 차출이 너무나도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


 물론 박주영이 청소년 대회 뿐만 아니라 K리그 무대에서까지  펼치는 활약은 그가 한국축구를 이끌 차세대 스트라이커라는 기대를 자연스럽게 가지도록 만든다. 또한 이러한 유망주를 성인대표팀 무대에 선발시켜 많은 경험을 쌓도록 하는 점 역시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국가대표 차출은 상황에도 맞지 않고 명분도 없다. 그저 언론이나 주위의 등살에 떠밀려 마지못해 선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국 대표팀은 박주영 하나로 꾸려지는 팀이 아니다. 그보다 훨신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쟁쟁한 선배들이 있고 그들이 맞춰온 조직력이 있다. 지금 박주영이 성인 국가대표로서 해야 할 것은 경험과 기량검증이다. 그러나 지금 코 앞에 다가온 월드컵예선전은 그에 적합한 무대가 아니다. 박주영의 대표팀 승선은 청소년 대회가 끝난 후라도 늦지 않다.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 과연 박주영을 위하고 한국축구를 위하는 최선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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