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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에서 연인' 안도 미키를 부활시킨 남자 모로조프

기사입력 2011.05.13 07:09 / 기사수정 2011.05.14 09:5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1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우승자인 안도 미키(24, 일본)가 스승인 니콜라이 모로조프(36, 러시아)와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연인관계는 오래전부터 심상치 않게 흘러나왔다. 2008-2009 시즌부터 이들이 단순한 사제관계가 아닌 연인 사이라는 소문이 지속적으로 퍼졌다. 나란히 한 건물안에 사는 것이 밝혀져 이들이 동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낳았다.

하지만, 안도는 "모로조프와 한 건물 안에서 사는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방을 쓰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생활공간이 따로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혼설로 안도와 모로조프 본인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들이 부부 관계로 발전할 지는 아직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피겨 스케이터로서 위기에 빠져있었던 안도를 부활시킨 이는 모로조프였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열린 2010-2011 시즌에서 안도가 선전을 펼친 점도 모로조프라는 버팀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수생활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한을 지도자 생활로 극복하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타티아나 나브카와 아이스댄싱팀으로 출전한 모로조프는 16위에 머물렀다. 선수 시절,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는 지도자와 안무가로 성공하게 된다.



모로조프는 '러시아 피겨의 대모'인 타티아나 타라소바의 보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수구리 후미에와 다카하시 다이스케(이상 일본) 등 일본의 유망주들을 지도한 그는 아라카와 시즈카의 코치가 됐다. 타라소바와 함께 아라카와를 지도한 그는 2006년 여자 싱글 금메달의 꿈을 이룩했다. 아라카와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와 사샤 코헨(미국)을 제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한 아라카와 시즈카가 현역 은퇴를 선언하자 모로조프는 안도 미키의 코치 겸 안무가로 활동하게 된다. 2007년부터 안도를 지도한 그는 그해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도를 세계챔피언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안도는 여자 싱글 선수로서는 최초로 4회전 점프에 도전한 선수로 유명했다. 이 점프에 집착한 그는 2006년 토리노에서 일본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15위에 머물렀다. 당시 좌절감이 컸던 안도를 다시 일으켜 세운 이가 모로조프였다.

스케이터 안도를 부활시킨 모로조프, 인생의 동반자까지 될까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모로조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안도를 책임지게 됐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안도에게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모로조프와 안도는 신채점제에 적응하기 위해 점프를 교정하기로 결정한다. 이러한 도전은 눈앞에 다가온 대회 부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2008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중도 포기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08-2009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한 안도는 여자 싱글 선수 6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때까지만 해도 안도의 재기는 힘들어 보였다.

2009년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왔다. 기존에 뛰던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러츠 + 더블 룹 점프로 대체했다. 기술의 난이도를 하향조정하고 '모험'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모로조프의 의도는 성공적이었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도는 김연아(21, 고려대)와 조애니 로셰트(25, 캐나다)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대회에서 재기에 성공한 안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시즌이 끝난 뒤, 안도는 김연아와 로셰트가 없는 무대에서 가장 꾸준한 기량을 펼쳤다. 기술에 무리를 가하지 않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가자는 모로조프의 의도는 여전히 적중했다.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에 중점을 두는 것보다는 성공률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막을 내린 '2011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안도는 두 번째로 월드챔피언에 등극했다.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방상아 SBS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은 "안도의 경기는 안정적이지만 경기에 꼭 필요한 요소만 하고 나오는 느낌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스포니치는 안도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계속 선수생활을 할 예정이며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로 승부를 걸겠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모로조프는 이미 세 번의 이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선수시절, 자신의 파트너였던 타티아나 나브카와 첫 번째 결혼을 했고 프랑스 출신의 아이스댄싱 선수인 캐롤라인 두어린과 두 번째 결혼을 했다. 그리고 국내 아이스쇼에서 출연했던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아이스댄싱 스케이터였던 셰린 본(캐나다)과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었다.

하지만, 모로조프의 결혼생활은 모두 오래가지 못했다. 안도를 스케이터로서 부활시킨 모로조프가 인생의 반려자까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 안도 미키, 니콜라이 모로조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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