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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K리그 신인왕은 누구?

기사입력 2005.04.19 17:19 / 기사수정 2005.04.19 17:19

이상규 기자
매 시즌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가 받는 상은 MVP, 신인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맹활약 펼친 선수가 받는 상은 신인왕이다. MVP는 2회 이상 받는 경우가 있지만(지난해까지 성남에서 활약한 신태용은 1995년과 2001년에 MVP 선정), 신인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밖에 주어진다. 신인 선수들에게는 MVP 보다는 신인왕에 대한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003년에는 정규리그 초반부터 정조국과 이준영, 최성국 등이 신인왕을 위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그 밖에 중고신인 주승진을 비롯하여 김진규, 남궁웅, 권집 등과 같은 여러명의 신인들이 K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전기리그에서는 '신인 흉년'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인 선수들의 맹활약이 2003년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컵대회 부터 신인들의 선전이 본격적으로 두드러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포항의 문민귀가 신인왕에 선정 되었다.

이미 컵대회 중반에 접어든 2005년에는, 지난해 전기리그때 보다 신인 선수들의 맹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지난해에는 전기리그가 먼저 시작했고, 올해는 컵대회가 먼저 시작) 소속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몇몇 신인 선수들이 있는데다, 붙박이 주전 자리까지 굳힌 선수들도 있다. 2005년 K리그 신인왕을 어느 선수가 받게 될지, 주목될 수 있는 대목이다.

▲ 서울 공격수 박주영
ⓒ2005 FC서울
지금까지는 다른 신인 선수들과는 달리, 단 한명의 신인 선수가 축구계에 높은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초 청소년대표팀(U-20)의 에이스로서 축구계에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서울 공격수 박주영(20)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유망주로 각광받고 있는 중이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박주영이 K리그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좋은 면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만 2000여명의 평균 관중을 동원한 서울은 박주영 영입 이후, 홈경기에서 2만 4000여명에서 3만여명에 이르는 관중들을 동원했다. 언론들의 높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박주영 기사로 편중 되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K리그에서 펼쳐온 기량에서도 나무랄 것이 없다. 6경기에 출전한 박주영은 2골 1도움을 기록했고, 최근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하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전에서 골을 넣는 등, 붙박이 주전 확보에 성공했다. 빠른발을 통한 위협적인 돌파와 부지런한 움직임, 그리고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상대팀 수비수들을 마음껏 농락 시켰다.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투지와 경기에 더 몰입하려는 강한 집중력,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을 극대화 시키려는 팀 플레이에 능한 모습을 발휘하고 있다. 젊은 선수답게, 갈수록 물오르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 페이스를 앞으로도 계속 끌고가면, 신인왕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6월에 네덜란드에서 벌어지는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맹활약 펼치고 유럽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진출 시기가 2005-2006 시즌 이전과 리그 초반이라면, 신인왕은 박주영이 아닌 다른 선수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박주영 이외에도 이미 팀 내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아 맹활약 펼치는 신인 선수들이 더 있다.

대구와 치열한 1위 다툼을 펼치고 있는 2위 부천은, 2명의 신인 선수가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부천 3백 라인의 중앙을 맡는 조용형(22)은, 베테랑 김한윤과 보리스와 함께 부천 수비진을 튼튼히 지키고 있다. 중앙에서의 위치선정이 안정적이고, 궃은 역할을 잘 소화하는 편이다. 상대팀 공격수들의 공격 패턴을 읽어 가면서 공격 펼치는 공간을 내주지 않는 등, 상대팀 공격을 지능적으로 차단하는데 능하다. 지난해 '김한윤-김정수-보리스'의 노련하고 두터운 3백 라인을 구축했던 부천은, 젊은 조용형의 가세가 반갑기만 하다.

김기형과 함께 더블 보란치를 맡고 있는 김재성(22)도 조용형과 함께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김기형을 비롯한 다른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이 잘 맞고, 정확한 스루패스를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는 편이다. 상대팀 중앙 공격을 활발히 끊을 수 있고, 부천 진영으로 파고 들려는 상대팀 선수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방어하는데 주력한다. 지난 9일 인천전에서는 왼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성공시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부천은 김재성의 결승골로 7위에서 6계단 뛰어오른 1위를 기록했다.

▲ 전남 왼쪽 윙백 양상민
ⓒ2005 전남 드래곤즈
전남의 왼쪽 윙백 양상민(21)도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개막전인 3월 6일 서울전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쳐 많은 팬들의 주목을 끌었고, 최근에도 주전으로 출전하면서 총 7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했다. 신인 답지않게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앞세운 대담한 돌파를 시도하는 편이며, 빠른 순발력과 매서운 돌파력까지 갖췄다. 왼발 킥이 날카롭고 발재간이 뛰어나, 공격력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편이다. 허정무 전남 감독이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감독 시절때 박지성과 설기현 등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린 점에서, 양상민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울산 수비수 박병규(23)는, 조세권과 유경렬 같은 K리그 정상급 수비수들과 함께 울산의 3백 라인을 튼튼히 지키고 있다. 악착같은 몸싸움과 안정적인 수비 운영 등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4경기에 출전했지만, 유상철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하고 변성환이 십자인대 파열로 장기간 출전하지 못하는 점을 미루어볼때 앞으로 주전 수비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풀타임 출전한 지난 16일 수원전에서는 3백 라인의 오른쪽을 맡아, 대인방어에서 높은 위력을 발휘했다.

서울 수비수 곽태휘(24)도 박병규와 더불어 주목할만한 신인 수비수다. 4경기 출전하면서 주전과 후보를 오가고 있지만, K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185cm의 높은 키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 능력과 공중볼 처리 능력에서 발군의 진가를 발휘했으며, 몸싸움에서도 상대팀 공격수들을 압도하는 편이다. 상대팀 공격을 지능적으로 차단하려는 수비 운영이 돋보이고, 위치선정과 패싱력에서 별다른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 청소년 대표팀(U-20)에 속해있는 수원의 수비형 미드필더 황규환(19)은, 3경기 출전하면서 김진우와 김남일 같은 K리그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백업 역할을 잘 메우고 있다. 박성화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황규환의 장점에 대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격력이 좋고, 특히 패싱력이 좋다."고 밝혔다. 중원에서 날카롭고 한박자 빠른 패싱력이 돋보이고, 패스 방향과 선수 움직임을 빠르게 파악하여 공간을 활용하는 패스에 능하다. 활동폭이 넓은 장점도 있지만, 상대팀의 중앙 공격을 철저히 봉쇄하는 수비력까지 갖췄다.

그 밖에 고려대 시절에 박주영과 함께 공격력을 빛낸 수원 공격수 이현진(21), 169cm의 단신임에도 패싱력이 뛰어난 수원의 공격형 미드필더 최성현(23)은 1경기씩 뛰었다. 인천의 오른쪽 윙백 최효진(22)은 6경기에 출전하여, 신인 선수로서 실전 감각을 잘 쌓고 있다. 아직 K리그 출전 경력이 없지만, 2003년 U-17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주장을 맡았던 서울의 오른쪽 윙백 이상협(19)도 앞으로의 가능성이 충분한 신인 선수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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