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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경기 10S' 오승환, 한국 세이브 역사 바꾼다

기사입력 2011.05.08 03:51 / 기사수정 2011.05.08 03:51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끝판 대장'의 귀환이다.

삼성 오승환(29)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5-3으로 앞선 7일 대구 LG전 2사 1루 상황서 등판한 그는 첫 타자 조인성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타자 박경수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시켰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이대형 이진영 이택근을 차례로 삼진, 2루수 땅볼, 우익수 뜬공으로 삼자 범퇴 처리하며 시즌 10세이브째를 기록했다. 송신영(넥센, 9개)을 제치고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

▲ 어게인 2006

이날 오승환이 기록한 10세이브는 2003년 조용준(현대)과 2006년 자신이 세웠던 역대 최소 경기 세이브 타이 기록(12경기)이다. 이는 곧 올 시즌 그가 2006년 아시아 최대 세이브 신기록(47개)을 세웠던 페이스와 비슷하게 세이브를 쌓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그는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올 시즌 55경기에 출장, 46세이브를 쌓을 수 있다. 126경기 중 63경기에 출장해 47세이브를 따냈던 2006년과 별 차이가 없다.

올 시즌에는 당시보다 7경기 많은 133경기를 치르지만, 당시 정규시즌 선두를 질주하던 삼성의 전력이 워낙 막강했고 현재 삼성의 전력은 5년전에 비해 약해진 상황 속에서 5년 전과 똑같은 등판 횟수를 얻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걸 감안하면 올 시즌 세이브 페이스는 분명 대단한 것이다.

▲ 구위 회복…더 큰 꿈꾼다 

참고로 그는 2005시즌 중반 마무리를 맡아 16세이브를 쌓은 걸 시작으로 작년까지 47-40-39-19-4세이브를 기록했다. 8일 현재 개인통산 175세이브. 2009년 7월 어깨 근육이 찢어져 재활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고 작년에는 시즌 개막과 함께 야심 차게 복귀했으나 뜻 모를 부진과 함께 시즌 중반 팔꿈치 통증이 엄습해 수술을 받았다. 지난 2년간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착실한 구위 회복으로 팔꿈치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고, 특유의 떠오르는 돌직구가 되살아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구 구위가 2006년 수준에 버금간다. 직구를 7~80% 쓴다는 걸 타자들이 알면서도 타구가 배트에 밀린다. 오승환의 데뷔와 함께 국내 타자들의 강속구 대처 능력도 향상됐지만 오승환의 직구만큼은 끄떡없다. 여기에 투심 패스트볼과 빠른 슬라이더를 장착해 간간이 사용하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의 올 시즌 강력한 세이브 경쟁자 넥센 송신영(9개)은 곧 팀 동료 손승락에게 마무리 자리를 넘길 것으로 보이고 두산 임태훈(7개)은 최근 주춤하고 있다. SK는 전력이 막강하지만 정대현(7개)에게만 마무리를 맡기는 건 아니다. 지금 상태라면 2008년 이후 3년만에 오승환의 구원왕 복귀 가능성이 전혀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그에게 건강은 더 이상 문제거리가 아니다. 다만 타선이 약한 삼성이 그에게 실제로 얼마만큼의 세이브 기회를 선사할 수 있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이렇게 되면서 통산 세이브 기록에도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김용수(227개) 구대성(214개) 진필중(191개)에 이어 통산 4위이자 현역 1위에 올라있는 175세이브의 오승환은 올 시즌 임창용(야쿠르트)의 한국 세이브 기록(168개)를 넘었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올 시즌 중반 진필중의 기록을 넘어서는 건 확실해 보이며 조금 더 가속도를 붙인다면 시즌 막판 구대성의 기록 경신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앞으로 계속 건강한 모습만 보인다면 내년 만 30세의 나이에 구대성에 이어 김용수의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마저 집어삼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세이브 투수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올 시즌은 1달밖에 흐르지 않았다. 향후 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고 통산 세이브 기록 경신을 논하는 건 사실 좀 이르긴 하다. 그러나 올 시즌 오승환의 구위가 2006년과 버금갈 정도로 좋아졌다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의심이 완전히 사라지는 그날 끝판 대장의 돌 직구가 한국 세이브 역사를 뒤바꿀 날의 카운트 다운도 시작될 것이다.      

[사진=오승환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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