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에 집중할 시간입니다."
개막을 보름여 남긴 카타르 월드컵이 여러 논란으로 잡음을 내는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이 참가국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에 집중해달라는 의미다.
영국 BBC는 FIFA가 32개 참가국에 "이제는 축구에 집중할 시간"이라는 취지의 편지를 보냈다고 4일 밝혔다.
FIFA가 이런 문서를 발송한 것은 개막이 다가올수록 월드컵 분위기가 살아나기 보다는 각종 논란으로 얼룩지는 것을 막아보기 위함으로 판단된다.
최근 덴마크축구협회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공사 도중 사망한 노동자와 카타르 내 인권 문제 등에 항의하기 위해 이번 월드컵 유니폼에 화려한 요소를 배제하고 차분한 디자인을 선택했다. 스폰서인 험멜과 덴마크축구협회 로고가 보일 듯 말 듯 들어가 있다.
호주축구협회와 대표팀은 참가국 중 최초로 카타르 내 외국인 노동자들과 성 소수자들에 대한 인권 개선을 촉구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선 주장 해리 케인 등 유럽 예선을 통과한 8개국 주장들은 카타르에서 벌어지는 모든 혐오와 차별을 반대한다는 뜻에서 무지개색 완장을 차기로 했다.
최근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탄압 정책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이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 곳곳에서 이란의 월드컵 본선국 자격을 박탈하는 대신 러시아에 항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표팀을 출전시켜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 일부 출전국 선수들이 우크라이나 지지와 이란 반대를 표명할 수 있다. 특히 이란이 적대적 관계인 미국, 잉글랜드, 웨일즈와 한 조라는 게 시선을 모으고 있다.
경기 내적으로도 폴 포그바와 라파엘 바란, 디오고 조타, 그리고 손흥민까지 세계적인 선수들이 사상 처음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으로 출전이 좌절되거나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몰리다보니 카타르 월드컵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BBC는 이런 여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FIFA가 나섰다고 밝혔다.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도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카타르 월드컵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갈수록 심상치 않다. 당초 카타르가 약속한 개최시기를 바꾸는 것까지 허락한 FIFA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분위기다.
사진=AFP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