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이정후가 2년 연속 타격왕 등극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버지 이종범(LG 2군 감독)의 아들이 아닌 '야구선수 이정후' 자체로 인정받은 점도 자신에게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12일 "올 시즌을 잘 마친 것 같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좋은 상까지 받으면서 마무리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 0.349,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 OPS 0.996으로 KBO 최고 타자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타격 1위에 이어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 타이틀까치 차지하며 5관왕에 올랐다.
KBO 40년 역사에서 단일 시즌 5관왕은 1982년 백인천, 1991년 장종훈, 1994년 이종범, 1999년 이승엽, 2010년 롯데 이대호(7관왕)에 이은 역대 6번째다. 전설들만 이룩했던 업적에 이정후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 이종범이 만 24세에 5관왕에 올랐던 것처럼 이정후 역시 만 24세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이어 또 하나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정후는 일단 "2년 연속 타격왕을 하게 된 것이 가장 의미가 있다.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하고 꼭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며 "타점 타이틀도 값지다. 2020 시즌 100타점을 넘겼지만 작년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올해 100타점을 넘기고 개인 최다 타점까지 기록했는데 그만큼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타격왕을 두고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를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피렐라라는 좋은 경쟁자가 있었기 때문에 5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피랄레에게 한 시즌 동안 고생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피렐라에 강했던 우리 팀 투수들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강조했다.
아버지 이종범 감독 역시 이정후의 5관왕 등극을 크게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이정후도 야구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줄곧 들어왔던 '이종범의 아들'이 아닌 자신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정후는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5관왕을 달성했다. 비로소 나에게 늘 따라다녔던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야구선수 이정후로 당당히 설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버지께서 정말 고생했고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한 시즌 동안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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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