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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휴식이 어색한 '정가영'의 약속 "한해만 쉬고 다시 기적 만들게요"

기사입력 2022.10.04 07:30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8년 만에 원치 않는 가을 휴식을 갖게 된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하지만 두산의 저력을 강조하면서 내년에는 반드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겠다고 약속했다.

정수빈은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6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9-3 승리를 견인했다.

정수빈은 이날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강승호의 2루타 때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곧바로 터진 호세 페르난데스의 좌전 안타로 홈 플레이트를 밟아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도 정수빈이었다. 두산이 6-3으로 앞선 9회초 2사 1·3루에서 롯데 우완 이강준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스코어를 9-3으로 만들었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놓고 팀의 승기를 굳히는 멋진 한방이었다. 

두산은 정수빈의 활약 속에 3연패에서 벗어났다. 또 올 시즌 롯데와의 상대 전적을 8승 7패 1무 우위로 마감했다.

정수빈은 경기 후 "올해 마지막 부산 원정이었는데 승리로 마칠 수 있어 기쁘다. 마지막 타석 홈런도 기분이 좋다"며 "초구 볼 이후 2구째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 좋은 타구로 연결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은 올 시즌 개막 후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다.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0.221(222타수 49안타) 21타점 12도루에 그쳤다. 이 기간 출루율도 0.270에 그치는 등 선구안까지 흔들리면서 팀 공격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두산은 정수빈, 김재환, 양석환, 호세 페르난데스 등 주축 타자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특유의 호쾌한 야구가 실종됐다. 

다행히 후반기 49경기에서 타율 0.293(167타수 49안타) 3홈런 20타점 OPS 0.761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미 팀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다음이었다. 

두산은 결국 2014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고 정수빈도 원치 않는 휴식을 취하게 됐다. 가을야구 때마다 펄펄 날면서 '정가영(정수빈은 가을영웅)'으로 불리는 정수빈의 모습을 올해는 볼 수 없다.

정수빈은 일단 "우리 팀 전체가 올해 많이 힘들었다. 나도 초반부터 너무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며 "9위로 올 시즌이 끝났지만 우리는 계속 잘해왔던 팀이니까 한 번만 쉰다는 생각을 하고 내년부터 다시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번의 우승, 4번의 준우승 과정에서 선수단 전체에 적지 않은 피로가 누적된 것도 사실인 만큼 올해 가을야구 무산을 재정비의 시간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정수빈은 "올해 가을야구 결과는 확인하겠지만 우리가 떨어졌으니 굳이 찾아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웃은 뒤 "내년을 착실하게 잘 준비해서 다시 두산 다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후배들과 노력하겠다"고 팬들에 각오를 전했다.

이어 "올 시즌 뭔가 풀이 죽어서 야구를 했던 것 같다. 지더라도 계속 끈질기게 이기려고 하는 게 두산이었는데 올해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며 "2022년은 이렇게 됐지만 두산은 항상 미라클, 기적을 이뤘던 팀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 (가을야구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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