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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신인 vs 중고 신인’ 흥미로운 신인왕 구도

기사입력 2011.04.19 07:22 / 기사수정 2011.04.19 07:22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한국야구의 경기력이 성장하면서 순수한 신인들이 1군에 발을 붙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008년 최형우(삼성) 2009년 이용찬(두산) 2010년 양의지(두산)로 이어진 ‘중고신인왕’이 트렌드가 됐을 정도. 프로 출범 이후 중고 신인왕은 1989년 박정현(태평양) 1995년 이동수(삼성) 2003년 이동학(현대) 등 단 6명이었는데 그 중 3명이 최근 3년 연속 배출됐으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 신인들의 행보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중고 신인과 순수한 신인이 제대로 경쟁할 분위기다. 중고 신인들이 거의 일방적으로 신인왕 레이스를 주도했던 지난 3년과는 분명 다른 현상. 중고 신인왕 후보로는 김재환(두산) 배영섭(삼성) 김태훈(SK)이 있고 순수신인왕 후보로는 임찬규(LG) 임현준(삼성)이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힘을 짜내고 있다. 

▶ 임 브라더스 4년만의 순수 신인왕?
무엇보다도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순수 신인인 임찬규와 임현준의 기세가 거세다. 임찬규는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순수 고졸 우완 신인(휘문고 졸업)이다. 특히 고졸 신인은 1군에 명함조차 내밀기가 어려운 현실이지만 임찬규는 당당히 LG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필승조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5경기서 6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선전 중. 불펜이 허약했던 LG에 분명히 도움이 되고 있다. 2007년 임태훈(서울고 졸업)후 4년만의 고졸 신인왕을 노릴 만한 시즌 스타트다.

임현준은 전혀 기대치 않았던 케이스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크게 이목을 집중 받지 않았던 좌완 투수. 비록 권혁이 훈련 페이스가 더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백정현이 팔꿈치 수술을 받는 바람에 ‘제3의 옵션’으로 픽업 당했지만 어쨌든 1군에 자리를 잡은 건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 권혁이 돌아왔지만 임현준은 2군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무려 10경기에 원 포인트 릴리프로 나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93. 삼성 불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4년 연속 중고신인왕?
두산 김경문 감독의 눈은 역시 예리하다. 올해 화수분은 김재환이다. 2008년 포수로 데뷔, 지난 시즌 상무서 맹활약했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루수나 지명타자로 전향하라는 김 감독의 지시에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꾸준히 중용됐고,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서 3안타 4타점을 작렬했다. 시즌 타율 0.259 1홈런 6타점.

배영섭과 김태훈도 있다. 동국대를 졸업한 프로 3년차 배영섭은 이영욱과 플레툰 시스템을 통해 상대 왼손 선발 투수가 나올 때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장하고 있다, 주전과 백업을 오갔지만 12경기에 출장해 타율은 무려 0.435다. 빠른 발과 펀치력도 동시에 갖춰 공격 야구를 부르짖는 삼성에 제법 어울린다. 이밖에 구리 인창고를 졸업한 3년차 좌완 김태훈도 4경기 3⅔이닝 평균자책점 2.45로 나쁘지 않은 활약이다. SK의 좌완 불펜 풍년 속에서 표시가 나지 않을 뿐 분명 신인왕 레이스의 다크호스다.

김재환은 2008년 21타석, 배영섭은 2010년 26타석, 김태훈은 2010년 1경기 출장했으나 이닝 소화 경력이 없다. KBO는 5년차 이내 선수 중 직전 시즌까지 타자의 경우 60타석, 투수의 경우 30이닝을 초과하지 않은 자에게 신인왕 자격을 부여한다. 이들은 모두 중고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는 셈. 과연 순수 신인과 중고 신인의 불꽃 튀는 경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사진=임찬규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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