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윤승재 기자) 천적은 천적이었다. 타선에선 ‘정찬헌 천적’ 강백호가, 마운드에선 ‘키움 타선 천적’ 벤자민이 활약하면서 KT 위즈가 3위 탈환에 성공했다.
KT는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69승53패2무로 승률 0.566을 기록, 55패(70승2무)로 승률이 0.560으로 떨어진 키움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KT 타선이 장단 9안타에 사4구 7개를 걸러나가며 13번이나 출루했지만 득점은 적었다. 특히 3회와 7회, 9회 세 번의 만루 기회를 잡고도 1점밖에 올리지 못한 것은 뼈아팠다.
하지만 KT엔 ‘영웅 천적’들이 있었다. 타선에선 강백호가 2안타 1볼넷 3출루로 맹활약하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었고, 마운드에선 벤자민이 7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강백호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최근 10경기 타율 0.143(35타수 5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강백호를 이강철 감독은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경기 전 이 감독은 “타격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괜찮더라. 투수와의 매치업도 좋아 선발 출전시켰다”라고 설명했따.
감독의 말대로 강백호는 ‘정찬헌 천적’이었다. 올 시즌엔 한 번도 만나지 않았지만 2018년부터 4시즌 동안 정찬헌에게 8타수 4안타로 강했다. 홈런도 1개가 있었고, 볼넷도 한 차례 걸러 나갔다. 감독의 입장에선 강백호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강백호는 타석에서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신고하며 타격감을 끌어 올린 강백호는 3회 1사 1루서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 오른쪽 담장 최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쳐내며 기회를 이어갔다.
비록 두 타석 모두 득점과는 직결되지 못했지만 상대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늘리고 득점권 찬스로 힘을 더 쏟게 하는 덴 효과적인 활약이었다. 아울러 최근 연속 경기 무안타로 떨어졌던 강백호의 타격 페이스와 자신감을 동시에 올리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페이스를 되찾은 강백호는 ‘천적’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걸러나가며 팀에 무사 만루 기회를 안겼고, 9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기습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드는 팀플레이까지 펼치기도 했다. 비록 강백호가 만든 기회는 후속타 부재로 무득점에 그쳤지만, 강백호에겐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는 3출루 경기가 됐다.
마운드에선 벤자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벤자민 역시 키움의 천적으로, 올 시즌 세 차례 만나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16이닝 1자책)의 극강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날 역시 천적의 면모는 이어졌다. 7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져 키움 타선을 3안타로 꽁꽁 묶었다.
야수들의 수비 실책도 2개나 있었지만 벤자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4회 선두타자 2루타와 이정후에게 적시타를 연속으로 허용한 것이 아쉬웠지만, 그 뒤로는 집중타 없이 내야 안타 한 개만 더 내주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활약에 KT는 2-1 리드를 만들 수 있었고, 이 리드를 끝까지 이어가 승리했다. 그 결과 KT는 9월 7일 이후 사흘 만에 다시 3위를 탈환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희망을 높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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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