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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초반 레이스, '키워드는 수비력'

기사입력 2007.11.13 01:55 / 기사수정 2007.11.13 01:55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1라운드를 마치고 지난 11일 2라운드에 들어간 2007/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12일 현재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원주 동부 푸르미(8승 2패)를 비롯해 2승 8패로 최하위에 처지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철저히 구기고 있는 울산 모비스 피버스까지 총 10개 구단의 경기를 지켜보면 확실한 수비력을 구축한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김주성(28)-레지 오코사(27)로 이어지는 확실한 '트윈 타워'를 바탕으로 짠물 수비(총 720실점, 1위)를 펼치는 동부. 동부는 비록 11일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에 63:67로 패하며 7연승을 마감했으나 확실한 파수꾼이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어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창원 LG 세이커스는 개막 전 주전 포인트 가드 박지현(28. 사진)의 손가락 부상과 외국인 선수 오다티 블랭슨(25)의 부상 및 재활 공백으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던 팀이다. 그러나 1라운드 6승 3패(2위)로 선전하면서 앞으로의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이는 슈터 조상현(31)의 정확한 외곽포, 팀의 기둥 현주엽(32)의 탁월한 볼 배급 능력에도 이유가 있으나 발 빠른 가드 박지현, 이현민(24)의 존재에도 이유가 있다. 둘은 경기 막판 1선에서 적극적으로 상대 백코트 진을 압박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이는 수치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은 것이지만 두 가드는 하프코트 넘어서까지 상대 가드진에 적극적으로 달려들며 승부를 더욱 박진감 넘치게 한다. 투 가드 시스템은 LG가 초반 2위를 달리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안양 KT&G 카이츠의 상승세에도 수비력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KT&G는 비록 11일 전주 KCC 이지스에 94:96으로 석패했으나 이전까지 수비력을 바탕으로 3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지난 9일 LG와의 경기에서는 은희석(30)과 황진원(29)의 보이지 않는 활약이 컸다. 특히, 황진원은 상대 슈터 조상현을 전담마크하며 8득점으로 묶었다. 또한, 경기 막판 귀중한 가로채기까지 성공시키며 승리를 확정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조상현을 묶은 은희석, 황진원뿐만이 수비에 공헌한 것이 아니었다. KT&G의 포워드 양희종(23), 이현호(27), 김일두(25)는 번갈아가며 현주엽을 마크했다. 여기에 마퀸 챈들러(25), T.J 커밍스(26)가 협력수비를 펼치며 상대를 압박했다.

유도훈 KT&G 감독은 9일 승리 후, '팀원들 간의 협력수비가 잘되어 LG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항상 수비를 기본으로 해달라고 많은 주문을 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선수들의 악착같은 수비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반면, 지난 11일 모비스는 LG와의 경기에서 수비의 한계를 절감하며 72:78로 패했다. 리바운드에서는 신인 함지훈(23)이 8개를 잡아내는 등 분투하며 오히려 1개 더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냈던 모비스.(모비스-32개, LG-31개) 그러나 백코트 진의 수비에서 한계를 나타냈다.

11일 경기에서 모비스의 포인트가드로 나섰던 박구영(23)은 원래 삼일상고 시절 외곽슈터로 명성을 날렸던 선수다. 단국대 시절 돌파 능력을 키우는 등 더 많은 재주를 보여주었으나 '공격형 가드'의 재능을 보였을 뿐, LG가 자랑한 백코트 진에는 한계를 내비쳤다.

LG는 4개의 가로채기를 성공시킨 박지현을 앞세워 1선에서 상대를 압박했다. 모비스의 백코트 진을 이뤘던 박구영, 김학섭(24) 등은 LG의 끈질긴 압박수비를 따돌리는 데 급급했고 이것이 모비스가 패배한 이유다.
 
외국인 선수 선발제도가 트라이아웃으로 바뀌면서 피트 마이클(전 대구 오리온스) 등 걸출한 선수가 주도하는 1:1 아이솔레이션 공격 등은 이전에 비해 보기 힘들어졌다. 팀 전력의 큰 역할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화력이 전체적으로 '다운그레이드'된 상태.

시즌 초반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팀들은 모두 녹록지 않은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는 팀들이다. 어느 팀이 확실한 수비를 토대로 불 뿜는 공격력을 자랑하며 순위 싸움의 윗자리에 설 것인가? 농구팬들의 눈과 귀가 코트로 향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한명석 기자>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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