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구자철이 분데스리가 데뷔 후 첫 도움을 기록하며 마가트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구자철은 16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 시간) 상크트 파울리와의 홈경기에서 뒤지고 있던 후반 43분 코너킥을 통해 얀 폴락의 동점골을 도우며 분데스리가 데뷔 이후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최근 꾸준한 출장 기회를 얻고 있는 구자철은 팀을 구하는 어시스트로서 마가트 감독에게 보답했다.
아시안컵에서의 대활약 후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의 시즌 초반은 그리 밝지 못했다. 리트바르스키 당시 볼프스부르크 감독은 구자철을 중앙 미드필더 백업 요원으로 분류하며 후반 늦은 시간대의 교체 투입 요원으로서 구자철을 이용했다. 팀에 대한 뚜렷한 색이 없었던 리트바르스키 감독은 연패를 거듭했고 결국 경질되고 만다.
리트바르스키 감독을 이어 볼프스부르크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 지금의 펠릭스 마가트 감독이다. 마가트 감독은 많은 훈련량과 철저한 전술로 과거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컵대회 2연패를 이끌었으며, 볼프스부르크에선 그라피테와 제코 투톱을 통해 중상위권이었던 팀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긴 명장이다.
물론 마가트는 많은 우승 트로피를 안은 감독이긴 하지만 단점도 없지 않다. 마가트는 자신의 전술에 맞지 않는 선수는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외면하는 냉정한 감독이기에 사령탑으로서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로 인해 마가트 감독은 샬케의 챔피언스리그 8강행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 구단과의 마찰로 팀을 떠나야만 했다.
마가트 감독은 한번 주전 선수를 정하면 쉽게 변화를 주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따라서 구자철은 마가트 감독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마가트 감독은 부임 이후 경기마다 미드필더, 공격진 조합을 바꾸면서 주전을 정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또한 과거 리트바르스키 감독과는 달리 구자철에게 꾸준히 출장 기회를 주고 있으며 샬케전엔 구자철에게 시즌 첫 선발 출장의 기회를 주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상크트 파울리전에서의 어시스트는 기회를 준 마가트 감독에 대한 구자철의 대답이라 할 수 있다.
마가트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 제직 시절 슈바인슈타이거와 데미첼리스를 발굴해 냈으며 2009년 볼프스부르크로 분데스리가의 우승 트로피인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릴 땐 하세베 마코토, 조수에를 세계적인 미드필더 반열에 올려놨다. 그만큼 마가트 감독은 좋은 미드필더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마가트 감독이 만들어낼 다음 작품의 구자철이 될 수도 있다.
[사진 (c) 볼프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유형섭 기자 SPOR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