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3 09:07 / 기사수정 2011.04.13 10:18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수비 포지션 변경만 볼거리가 아니었다.
12일 사직 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두산의 시즌 첫 맞대결. 양승호 감독이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하면서 내세웠던 ‘3루수 전준우’ 카드가 불발된 첫 게임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전준우는 이날 개막 8경기만에 3루수가 아닌, 지난 시즌 주요 포지션이었던 중견수로 돌아갔다. 개막 이후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던 이승화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대신 양 감독은 황재균을 전준우가 맡았던 3루로 돌려 컨디션이 좋은 문규현을 유격수로 활용했다. 이는 공격력 강화로 이어졌다. 이날 전준우와 문규현은 합작 10타수 4안타 1타점을 만들어내며 롯데 공격에 큰 보탬이 됐다. 양 감독의 전략이 들어맞았다.
롯데의 고무적인 변화는 따로 있었다. 바로 뒷문 단속이다. 선발 송승준이 6이닝 4실점을 하고 물러난 후 강영식-임경완-고원준-김사율 등 롯데 마무리 후보들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유력 후보인 고원준과 김사율이 팽팽한 연장 승부서 합작 무실점을 해냈다.
양승호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고원준과 김사율에게 마무리 경쟁을 붙여놓고 있다. 올 시즌 고원준과 김사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와 3경기에 등판해 무실점 행진이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롯데 타선이 세이브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은 탓에 소방수로서의 진정한 능력을 시험받지는 못했다.
엄밀하게 봤을 때 이날도 마지막 5이닝을 책임진 고원준과 김사율에게 세이브 상황은 주어지지 않았다. 롯데가 경기 중반 이후 줄곧 3-4로 뒤지다 9회말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서 끝내 승자를 가리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이날 경기는 무려 4시간이 넘는 대혈투 속에 시종일관 빡빡한 경기로 진행됐다. 더군다나 고원준과 김사율은 동점 상황서 연장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점에서 마무리 투수로서의 자격 요건을 검증받기에 충분했다.
공교롭게도 수비 포지션 변동의 수혜자 문규현이 9회 동점타를 때려내며 고원준-김사율의 마무리 능력 검증의 장을 만들었다는 게 재미있는 대목이다. 결국 양 감독의 공격 강화 전략과 마무리 경쟁 구도 형성 및 시험은 이날만큼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셈이다.
어쨌든 전준우의 포지션 이동에 따른 문규현 투입은 이득이 있다는 게 확인됐다. 그러나 마무리 경쟁은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 있다. 지난 시즌 SK와 삼성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택해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확실한 마무리 투수의 존재가 마운드 운용의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 찾기는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사진=김사율 ⓒ 엑스포츠뉴스 DB]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