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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파악 자체가 고통"…'유희열 표절 의혹' 향한 갑론을박 [종합]

기사입력 2022.07.19 18:50

김노을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표절 의혹 속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를 선언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여러 시선이 충돌하고 있다.

유희열은 19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마지막 녹화를 진행한다. 유희열은 소속사 안테나뮤직을 통해 이 같이 알리며 "13년 3개월이라는 긴 시간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유희열은 최근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에 대해 유희열은 메인 테마의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 요구에 직면해 결국 600회 녹화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원곡자인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번 표절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직접 "두 곡 사이 유사성은 있으나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전면에 나서 유희열을 옹호하며 표절 의혹은 일단락되는가 싶었지만 또 다른 표절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며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엑스포츠뉴스에 유희열 표절 의혹과 관련해 "표절 관련 논란은 그 진위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요즘 같은 작곡 환경 안에서는 더욱 힘들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 입장에선 분명 유사성이 느껴지고 논란이 반복되며 논란이 점점 커진 부분이 있다. 거기에 사카모토 류이치가 나서서 아니라고 (표절이 아니라고) 부인을 했다. 그러나 원곡자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표절이) 아니다'라고 했어도 대중이 이번 논란에 대해 '내가 생각할 땐 표절이다'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거다. 지금은 음악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일종의 운동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불만사항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현 사안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로 치환해서 생각하면 생산자가 소비자를 잘 설득해야 할 일이다. 충분히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걸 소비자가 납득해야 한다. 그리고 진위 파악이 어렵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며, 문제는 그 자체로도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표절 논란에 휩싸인) 창작자와 대중 모두에 찜찜함만 남는 상황이 될 뿐이다"고 설명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기도 한 이대화 평론가는 페이스북을 통해 "샘플링이든 송캠프든 리믹스든 뭐든 유사성의 정도가 너무 높으면 당연히 표절 의혹이 나올 수 있다. 창작 방식의 다양함과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평론가는 "레퍼런스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레퍼런스가 있는 것과 똑같은 멜로디의 노래를 만들어 발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내 생각에 유희열은 레퍼런스와 창작의 경계가 아슬아슬한 사람이다. 유튜버들의 의혹 제기가 허망하다고 하는데, 내가 듣기엔 'Happy Birthday To You'는 정말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특정 아티스트와 곡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드는 방식도 문제될 것 없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생각하면 스스로 멈춰야 한다. 그런 것에 관대해지면 결국 이런 문제들이 터진다. '레퍼런스 하더라도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된다'의 예로 평가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지 왜 기준을 낮추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가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 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무엇보다 한국도 이젠 대중음악 표절에 관한 강력한 법이 제정되고 제대로 판결하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고 동의했다.

반면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트위터를 통해 "코드 진행 일부가 겹친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원곡자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모를까 찰나의 음표 진행 몇 개가 겹치는 것도 표절이 되지 않는다. 높낮이와 속도를 조정해서 비슷하게 들리는 곳 또한 마찬가지다. 내 귀에 비슷하게 들린다고, 내 기분이 나쁘다고 표절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제기된 의혹 중 상당수는 누리꾼의 광기처럼 느껴진다. 표절이 아닌 곡들을 내 귀에 의거해 표절로 몰아가는 행위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유희열에 대한 일각의 날선 시선을 비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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