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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범 주니어'와 '종범神'의 포옹, 타격왕 父子가 만든 명장면 [올스타전]

기사입력 2022.07.16 22:45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과 함께 13년 만에 올스타전 무대를 함께 밟았다. 어린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는 KBO 최고의 레전드로, 그 자신은 소년에서 프로야구 최고의 별 중 한 명으로 또 하나의 멋진 추억을 남겼다.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에서는 경기 개시에 앞서 KBO 40주년 40인 레전드 중 TOP 4를 발표했다. 선정위원회에서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4명의 레전드는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무쇠팔' 최동원, '야구 천재' 이종범(KIA), '라이언킹' 이승엽(삼성)이었다.

이종범 감독의 경우 아들 이정후가 지켜보는 가운데 레전드 TOP 4 트로피를 수상해 그 의미가 더 컸다. 이정후는 이 감독에 꽃다발을 안긴 뒤 진한 포옹을 나누며 '전설'인 아버지에 축하를 건넸다.

'나눔올스타' 외야수 부분에 선정된 이정후는 게임 전 공식 사인 행사에서 "아버지가 당연히 TOP 4에 들어가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격수로 보여준 퍼포먼스는 대단했다"고 치켜세우면서 아버지의 수상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빠르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데뷔 첫해에는 아버지도 받지 못했던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이듬해부터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타격 1위에 오르며 세계 야구 역사 최초의 부자(父子) 타격왕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이정후는 여전히 몸을 낮춘다. 현재의 이정후가 '20대 이종범'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아버지를 향한 끊임없는 존경심을 나타냈다. 이날 착용한 유니폼에 '이정후'라는 이름 대신 'Jong Beom Jr.(종범 주니어)'를 새겨졌다. 이날 만큼은 이정후가 아닌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점을 더 강조했다. 

이정후는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이던 2009년 현역 선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그라운드를 밟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은 선수로, 아버지는 프로야구 레전드로 한 자리에 함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서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왔었는데 지금 선배님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그라운드에 나온 모습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며 "초등학교 때는 나도 빨리 커서 선수로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야구를 했다. 그런데 이렇게 사인회도 나오고 올스타전에 출전하니 기분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도 레전드 TOP 4에 뽑히셔서 기분이 좋으실 것 같다. 내가 아버지 입장이라도 기쁠 것 같다"며 "팬들과 야구 전문가들이 모두 인정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너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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