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6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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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고민했던 ‘태군마마’, 축제 제대로 준비했다 [올스타전]

기사입력 2022.07.16 22:16 / 기사수정 2022.07.16 22:22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태군마마 납시오!’

2회 타석에 나서는 김태군의 등장은 꽤 길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맞이한 그의 모습은 왕의 모습을 한 ‘태군마마.’ 팀의 안방마님으로 ‘태군마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그는 곤룡포와 익선관(왕이 쓰는 모자)까지 갖춰입고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태군은 삼성 마스코트 블레오의 일산(왕이 행차 때 쓰는 양산) 호위를 받으며 천천히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날 KBO 40주년 올스타전을 맞아 옛 구단 마스코트들도 함께 자리에 나섰는데, ‘원년 블레오’가 뒷짐을 지고 등장하자 김태군과 ‘후배’ 블레오가 절을 하며 그를 맞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 퍼포먼스는 김태군 본인이 직접 준비한 등장신으로 올스타전 한 달 전부터 계획했다고 한다. 올스타전이라 팬들이 즐거워 할 퍼포먼스가 무엇일지 한참을 고민한 그는 자신의 별명인 ‘태군마마’에 맞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게 좋겠다고 생각, 구단에 곤룡포 등 의상을 부탁해 준비했다. 

김태군 뿐만 아니라 다른 삼성 선수들도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키가 작은 김지찬은 ‘삼린이(삼성팬 어린이)’ 컨셉으로 유치원생 모자와 가방을 차고 타석에 들어섰다. 이후 김지찬은 가방에서 자신의 사인볼을 꺼내 3루 관중석을 향해 던지기도 했다. 당초 여러 개를 던질 계획이었으나, 시간상 한 개밖에 던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2년차 신인 좌완 이승현도 자신의 첫 올스타전에서 의미 있는 퍼포먼스를 마련했다. ‘좌승사자(좌완+저승사자)’라는 컨셉으로 저승사자 의상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남다른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마운드 위에서 의상을 모두 벗고 공을 던졌으나, 짙은 저승사자 화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투구하는 모습은 좌중을 폭소케 만들었다. 

사실 삼성은 이번 올스타전 퍼포먼스에 조심스러웠다. 전반기 막판 11연패, 구단 최다 연패를 달성한 악성적에 올스타전 퍼포먼스가 오히려 악효과가 될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올스타전인 만큼 팬들에게 즐거움을 제대로 선사하자는 선수단의 의견이 있었고, 또 해당 이벤트를 통해 침체됐던 팀 분위기도 함께 끌어 올려보자는 의도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한편, 김상헌 응원단장도 팀 분위기 살리기에 나섰다. 이날 김 응원단장은 ‘새 응원가’를 준비해 올스타전 응원에 나섰다. 3년 전 올스타전을 강타한 ‘이학주 응원가’를 팀 응원가로 바꿔 첫 선을 보인 것. 김상헌 응원단장은 “지금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익숙하고 흥겨운 응원가로 선수들이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팀 성적과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삼성은 축제를 제대로 준비했다. 팬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올스타전의 의미를 살리고, 팀 분위기까지 함께 반전시키고자 한 노력이 엿보였던 퍼포먼스들이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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