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유방암 투병 중인 서정희가 4차 항암치료를 끝낸 소감을 전했다.
서정희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속 울렁거림을 입덧처럼 24시간 하며 바늘로 온몸을 찌르는 듯한 신경통과, 망치로 때리는 근육통과, 3주에 한 번씩 돌아오는 항암 사이클. 잠시 좋아지는 회복기를 맞을 때 '살았다!' 좋아하는 것도 잠시 다시 반복되는 고열과 씨름하며 피로감에 시달린 시간들이 이제 기억이 안 나려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환자로 변해가는 게 싫어 누구보다 잘 먹고, 억지로 누워 있지 않고 더 잘 걷고, 누구보다 더 많이 웃었던 지난 몇 개월이었다"며 "제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요. 망가짐도 잠시 우울할 뿐 살아야 하니까! 제 머릿속은 '어떻게든 잘 먹어야지' 그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항암 4차도 죽음이었다"라며 "고열이 1,2,3차 때와 같이 꼬박 삼일 이러다 죽는구나 했다. 온몸에 발갛게 도너츠처럼 부황 뜬 것처럼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부위가 매번 달라 신기했다. 종양 교수님도 신기하다고 했다. 그 수많은 환자들 중에 저는 좀 더 독특하게 반응한 것들이 있었는데 한 움큼의 온갖 약을 먹으니 림프 지나가는 팔다리가 코끼리 팔다리같이 부었다. 제 몸이 하마같이 보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열이 없다. 한숨도 못 자고 젖은 찬수건을 이불처럼 덮고 열을 식혔다. 에어컨을 켜고 젖은 수건을 온몸에 덮고 그러면서도 춥다고 덜덜 떨며 열이 내리길 기도했다. 머리는 망치로 때려맞는 거 같이 아프고 입에서는 숨 쉴 때마다 불이 나가는 줄 알았다. 응급실도 갔지만 저는 이번에 그냥 버텄다. 38.8도가 다섯 시간 이상 모두 걱정이었다"고 위급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힘들었던 순간 딸 서동주가 힘이 됐다고 전했다. 서정희는 "비몽사몽 중에도 '엄마 빨리 이기고 여행 가야지~' 제 귀에 동주가 말했고 저는 고개만 끄덕끄덕했다. 항암 중에 누워서 주님 다음으로 묵상을 많이 한 것이 여행이었다. 여행 갔을 때의 추억을 섕각하면서 얼른 나아서 또 가야지! 갈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틀 동안 고열로 단 한 시간도 안 쉬고 시달렸다. 몸은 팽창되어 붓고 또 붓고 그 와중에 차가운 수박을 계속 먹었다. 수박이 어찌나 시원한지. 누룽지도 먹었다. 다시 약 먹고 다시 열 오르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새벽 4시쯤 37.5도로 체온계가 내려가니 가족이 모두 주님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한고비 넘겼다"며 감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제 항암 4차까지 잘 마쳤다. 시끄럽고 요란한 것 같지만 항암은 어쩔 수 없다. 피할 수가 없고 고스란히 겪어야 한다. 군대 같이 들어가면 내 마음대로 나올 수가 없다. 내 몸속에 독약과도 같은 항암약을 부으니 좋은 세포, 나쁜 암세포 구분 없이 모두 죽어나가는 그것을 막을 순 없다. 저는 이겨냈다. 기적처럼 열이 37도로 내렸다"고 전했다.
끝으로 서정희는 "우리 삶도 피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대가 지불이 꼭 필요하다"라며 "그래도 피하지 않겠다. 무엇이든. 제 입에서 감사의 찬송이 나왔고 이제 여행 갈 준비를 해야겠다. 옷도 많이 가져가서 사진도 많이 찍고 싶다. 그렇게 지난 여행 사진을 보며 선글라스 모자 슬리퍼 수영복.. 이러다 잠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스토리에도 "항암 시작 한달 뒤 단발이 되었다 다시 삭발하기 전 동주가 이쁘다고 격려하며"라는 문구와 함께 가발을 쓴 근황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서정희는 건강했던 시절 여행지에서 찍은 것으로는 여러 장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한편 서정희는 지난 4월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진행했다. 현재 항암 치료 중이다.
사진 = 서정희 인스타그램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