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한데..."
두산 베어스 내야수 안재석은 프로 2년차를 맞이한 올해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2일 정규시즌 개막 후 줄곧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57경기 타율 0.198 8타점 OPS 0.500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기회를 적게 부여받은 것도 아니다.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나선 것을 비롯해 두산이 현재까지 치른 65경기 중 49경기에서 선발출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안재석의 잠재력이 터지기를 기대하면서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넣고 있지만 안재석은 슬럼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재석은 최근 10경기에서 18타수 2안타 타율 0.111로 침묵 중이다. 21타석 동안 얻어낸 볼넷도 2개뿐이다. 컨택, 선구안이 모두 흔들리면서 팀 공격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96경기 타율 0.255(200타수 51안타) 2홈런 14타점으로 충분히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2년차인 올해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두산은 2021 신인 1차지명에서 안재석을 지명할 때부터 '포스트 김재호'로 점찍었다. 서울고 재학 시절 탄탄한 수비력으로 주목받았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후에는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안재석의 기본기와 잠재력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안재석이 루키 시즌 실책을 기록하거나 좋지 못한 경기력이 나올 때도 어린 선수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안재석을 팀의 기둥으로 세우기 위해 세심하게 직접 타격 지도에 나서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김 감독도 이 때문에 최근 안재석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20일 kt전에 앞서 "안재석이 유격수 수비는 많이 올라왔는데 타격은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일단 안재석이 올 시즌에 앞서 겨우내 가다듬은 타켝 메커니즘에 대해 선수 스스로 확신이 없다고 보고 있다. "안재석이 원래 스윙을 가지고는 1군에서 공을 쫓아가기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한 뒤 "그 스윙을 간결하게 가져가는 과정에서 혼동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배팅에 대한 좋은 재능을 분명 가지고는 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두산의 팀 사정도 좋지 못하다. 허경민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박계범이 공수에서 난조를 보여 내야진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 지난 18일에는 유격수로만 줄곧 뛰어왔던 37세 베테랑 김재호가 3루수로 선발출전하는 상황까지 왔다.
2군에서 콜업할 내야 자원도 마땅치 않은 가운데 최상의 시나리오는 안재석의 반등이다. 안재석이 조금 더 힘을 내줘야만 두산의 5위 다툼과 5할 승률 회복이 더 수월해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