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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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부럽지 않은 대전-수원 맞대결

기사입력 2007.10.15 02:02 / 기사수정 2007.10.15 02:02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이상규 기자] '대전-수원, 3만 8724명 입장'

최근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빠른 템포에 의한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국내 축구팬들을 열광시켜 축구의 재미를 한껏 고조시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디디에 드록바 같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프리미어리그에 몰려있는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 중의 하나.

무엇보다 프리미어리그가 가장 부러운 것은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만원 관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즈는 9월 30일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프리미어리그는 굉장히 훌륭하다. 팬들이 가까이에서 손을 내밀 정도로 열성적인 응원을 자랑한다"며 높은 관중 열기를 치켜세웠다. 프리미어리그의 대부분 경기가 만원 관중인 것에 비해 K리그는 경기장 관중석의 절반 이상이 텅텅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K리그의 빅매치에는 항상 많은 관중이 운집했다. 지난 4월 8일 서울-수원전에서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5만 5397명의 관중이 입장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의 관중 기록을 세웠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서울-수원전에는 올해 2만 7000명~4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4월 15일 서울-울산(3만 176명) 5월 26일 서울-성남(3만 2386명) 8월 15일 수원-성남(3만 1726명) 전에서도 관중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그리고 14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수원전 역시 3만 8724명의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후반기 김호 감독과 고종수가 합류한 대전과 그들의 친정팀 수원의 라이벌 관계가 다시 주목을 받아 많은 축구팬이 그들을 보러 경기장을 찾았다.

두 팀은 10년 동안 서로 물고 늘리는 천적 관계를 유지했으며 '시민구단-기업구단'이라는 앙숙 관계를 형성했다. 대전과 수원의 영웅이었던 이관우와 고종수는 현재 수원과 대전 유니폼을 입었고 수원의 초대 사령탑이었던 김호 감독이 지난 7월 대전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대전과 수원의 라이벌 구도가 완성됐다.

이 날 3만 8724명의 관중은 최근 3년간 대전에서 벌어진 대전-수원전 평균 관중(1만 6948명)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어서 눈길을 끈다. 특히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K리그 사상 최고의 원정 응원 기록을 세웠다.(수도권 원정을 제외한 기록) 수원에서 버스 23대를 동원한 것과 개별적으로 이동한 서포터들까지 합해 약 2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다.

대전 월드컵 경기장의 특징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프리미어리그처럼 상당히 좁아 많은 관중이 경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멋진 장면을 연출할 때 높은 함성과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특히 후반전이 시작되자 대전 경기장 W석과 E석에서는 휴지폭탄이 그라운드 쪽으로 많이 날아들어 스태프 20여명이 긴급히 휴지들을 걷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경기 내용 또한 흥미로웠다. 홈팀 대전은 공격수들과 미드필더 모두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 수원 진영에서 많은 공격 기회를 얻으며 대전 팬들을 열광시켰다. 전반 42분에는 고종수가 30m 거리에서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리며 대전팬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전 팬들은 경기가 대전의 1-0 승리로 종료되자 '대전 시티즌' 구호를 크게 외쳐 대전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전-수원의 라이벌전은 서울-수원에 이어 K리그의 새로운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올랐다. '김호-차범근'의 한국 축구 레전드 맞대결과 '고종수-이관우'의 전 소속팀 영웅 맞대결에 이르기까지 축구팬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화젯거리가 늘었다. 대전과 수원의 대립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어 프리미어리그가 부럽지 않은 박빙의 경기로 K리그를 빛낼 예정이다.

[사진=대전 월드컵 경기장 관중석 (C) 엑스포츠뉴스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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