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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지민 언니·우빈 오빠와 서로 연락…내용은 비밀이에요"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2.06.18 10:50 / 기사수정 2022.06.18 03:4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작가 겸 배우 정은혜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이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감독 서동일)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두루두루 마주하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은혜는 오는 23일 '니얼굴'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니얼굴'은 예쁜 얼굴을 안 예쁘게 그려주는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가 경기도 양평 문호리리버마켓에서 인기 셀러로 거듭나며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영화감독이자 정은혜의 아버지인 서동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정은혜의 어머니인 장차현실 작가가 주연이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정은혜는 지난 12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영옥(한지민 분)의 쌍둥이 언니 영희로 출연했다. 영희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인물로, 정은혜가 실제 다운증후군 배우인 것이 알려지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장애인 캐릭터가 드라마에 등장하고 이를 비장애인 배우가 연기하는 종종 있었지만, 장애인 배우가 장애를 가진 캐릭터를 직접 연기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에 정은혜의 출연은 등장부터 종영까지 계속 화제의 중심에 섰다. 

'우리들의 블루스'를 집필한 노희경 작가는 1년 간 정은혜와 소통하며 정은혜의 모습을 영희 캐릭터에 녹였고, 그렇게 정은혜는 지난 달 22일 방송된 14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회부터 늘 쉴새없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받으며 마을 안에서 온갖 소문에 휩싸였던 영옥이 통화하던 상대가 바로 영희, 정은혜였다. 영옥은 영희를 처음 만나고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남자친구 정준(김우빈)에게 "나랑 쌍둥이 언니 영희. 다운증후군"이라고 말하고, 영희는 장애인증을 꺼내보이며 "발달장애 1급"이라고 얘기한다.


'우리들의 블루스'에 정은혜가 출연하는 것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일이었다. 

서동일 감독은 "저희 영화가 2020년 6월 경에 완성이 됐고,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가 됐었죠. 원래는 지난 해에 개봉을 하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정)은혜 씨에게 드라마 출연 제의가 들어온 것이에요. 설정상 은혜 씨가 숨겨진 인물이기에 노출이 되면 안 되는 상황이어서, 드라마가 방송될 때까지 비밀 유지를 하게 됐죠. 그래서 드라마 방송 이후로 개봉일을 잡게 됐고, 지금 이 상황들이 펼쳐졌어요"라고 웃었다. 

드라마의 파급력은 모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서동일 감독은 "처음 대본을 받아봤을 때는 은혜 씨가 나오는 부분만 받았었고, 촬영은 3개월 정도 제주도를 왔다갔다하면서 했었죠. 그렇게 대본도 봤었고, 촬영장을 왔다갔다했는데도 막상 방송을 보면서는 은혜 씨가 이렇게 주구장창 등장할 줄은 몰랐어요"라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넉살을 부렸다.

이어 "드라마가 방송되고, 또 끝난 시점부터는 영상들이 퍼지면서 은혜 씨의 존재도 더 알려지게 된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난 직후에는 사실 잘 못 느꼈는데, 최근에는 어딜 가나 은혜 씨를 알아보고 인사를 하죠. 심지어 엊그저께는 동네에서 2차로 술집에 갔는데 테이블에 계신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저희가 야식으로 자주 시켜먹던 양평 닭발집 사장님은 아예 술값을 계산해주시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은혜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 단숨에 "네"라고 답하며 유쾌함을 뽐냈다. '스스로 매력이 있으니까?'라고 되묻자 "있죠"라고 말을 이어 흐뭇한 미소를 안겼다.


잠이 안 올때는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인 '화요일은 밤이 좋아'를 보고, 자신의 인터뷰도 찾아본다. '본인의 이름을 검색해보냐'라고 묻자 "(동영상 사이트를 열면) 내 기사가 뜨니까, (굳이) 내 이름을 검색하지는 않아요"라고 당차게 얘기한다.

드라마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주위 친구들에게도 '멋있다,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기뻐한 정은혜는 "연기를 따로 배운 것은 없어요. 대본을 보면서 읽고 외우죠. 그런데 대사를 많이 잊어버리기도 했어요. 그러면, 옆에서 (한)지민 언니가 도와줬죠"라고 말했다. 

1990년생으로, '우리들의 블루스' 속에서 자신보다 각각 8살, 1살 많은 한지민, 김우빈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며 드라마의 여정을 함께 했던 정은혜는 "지민 언니랑, (김)우빈 오빠와 서로서로 (카카오)톡을 해요"라며 근황을 나눴던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에는 어떤 메시지를 보내줬냐'는 말에는 "그건 비밀이에요"라고 귀여운 단호함으로 답을 전하기도 했다.



드라마 속 장면들을 떠올린 정은혜는 "영희와 영옥이가 자매인데, 저희는 열두 살에 부모님을 잃어요. 그리고 영옥이가 저를 버렸잖아요. 저는 그게 미워요. 저도 좀 상처가 있죠. 그래서 영옥이에게 '너 왜 나 버렸어' 그런 것이에요. 너무 삶이 미우니까. 역할로 연기를 하는 건데, 그렇게 힘들었던 장면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정은혜의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차현실 프로듀서는 "14, 15회 대본을 다 받긴 했는데, 대본을 볼 때는 은혜 씨가 자기 부분만 연습한다고 영옥 부분까지는 또 잘 못 본 것이죠. 그런데 드라마에서 영옥이가 그 대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 아파하더라고요"라며 정은혜를 향해 "(그 장면이) 싫다기보다 마음이 아픈거지?"라고 되물었고, 정은혜는 "그렇죠"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장차현실 프로듀서는" 영옥이가 말하는 것을 보면서 '왜 저런 말을 하지? 화도 내고 그랬어요. 연기했을 때와 일체감이 생긴거죠. 그럼 제가 '이건 드라마야'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듣고 있던 정은혜는 "연기죠"라고 시크하게 한마디를 던져 다시 밝은 에너지를 전했고, 장차현실 프로듀서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건강한 해산물도 많이 먹고, 좋았어요"라며 행복했던 촬영 추억을 함께 전했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드라마 중에 제일 좋다'며 애정을 드러낸 정은혜는 '다음에 연기를 하게 되면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냐'는 말에 "사랑"이라고 답했다. '사랑이 뭘까요?'라고 되묻자 생각에 잠긴 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사랑이죠"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상형을 묻는 말에는 "잘 몰라요"라면서도 이내 "예술 같은 남자"라고 낭만이 가득 담긴 대답을 전해 취재진을 감탄하게 했다. 함께 웃던 장차현실 프로듀서는 "눈을 낮춰야죠"라고 답하며 모녀 특유의 티키타카로 미소를 안겼다. 장차현실 프로듀서는 "이번 드라마에서 특히, 노희경 작가님이 (장애를 가진 형제자매가 있는) 그런 무게감을 잘 다뤄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거듭 인사를 전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 (주)영화사 진진, tvN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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