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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우리들의 블루스', 제 대표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6.14 15:50 / 기사수정 2022.06.14 15:22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최영준이 '우리들의 블루스'로 강력한 한 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최영준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12일 종영한 '우리들의 블루스'는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제주,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각양각색 인생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드라마.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노희경 작가의 극본에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김혜자, 고두심, 엄정화, 박지환, 최영준, 배현성, 노윤서, 정은혜 기소유 등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2006년부터 뮤지컬, 연극으로 데뷔한 최영준은 2019년 tvN '아스달 연대기'로 브라운관에 처음 모습을 비췄다. 이후 '슬기로운 의사생활', '악의 꽃', '빈센조' 등 출연하는 작품들에서는 모두 좋은 성과를 거뒀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제주도 오일장에서 얼음을 파는 얼음 장수 방호식 역을 맡아 딸 영주(노윤서 분)에게는 절절한 부성애를, 절친에서 원수, 다시 사돈이 되는 정인권(박지환)과는 치열한 감정 연기를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최영준은 '인기를 실감하냐'는 말에 "지금도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예전에는 없었는데 '우리들의 블루스' 이후부터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저희 엄마는 난리가 났다. 주위에 밥 사러 다니시느라 정신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제가 엄마랑 진짜 어렵게 살았다. 어릴 때는 월세도 못 내고 밥도 못 먹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엄마가 일도 하지 않고 밥도 실컷 사고 다니실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지금 떠 있는 엄마를 많이 가라앉히려고 주의를 시키고 있지만 고생한 시절이 길어서 그런지 아직은 마냥 행복하다"고 밝혔다. 

노희경 작가와는 '우리들의 블루스'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영준은 "이 작품이 어떻게 제게 오게 됐는지 잘 모른다. 다만 다른 선배님이 물망에 올랐는데 일정이 안 돼서 배우를 찾고 있던 중에 오디션 기회를 얻었다. 첫 미팅을 마치고 집에 가는데 이걸 그냥 날리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주위 배우들과 내 연령대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 게 떠올랐고 예전에 공연할 당시 노역을 했던 대본을 찾아 영상을 찍어 보냈다. 작가님이 보시든 안 보시든, 내가 이 작품을 못하게 되더라도 이렇게 날리기 싫어 어떻게든 최선을 다했다. 출연이 확정된 건 작가님을 다음에 뵀을 때였다. 저를 한 번 보고 싶다고 하셔서 갔더니 그 자리에 (박)지환이가 같이 있었다. '이 개XX야~'라면서 서로 싸우는 장면을 읽게 됐는데 작가님이 우리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엄청 재밌어 하셨다. 대본을 읽던 중에 '(둘이 하면) 되겠다. 같이 합시다'라고 하셨다.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1980년 생인 최영준은 아직 미혼이다. 임신한 고등학생 딸을 둔 호식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처음 받은 시놉시스에 '딸바보'라는 표현이 있었다. 딸을 혼자 키우는 아빠니까 받아주는 연기를 준비해 갔는데 작가님이 딸바보를 지우라고 하더라. 대신 마치 연인을 대하듯 '네가 나한테 어떻게 상처를 줄 수가 있어'라는 느낌으로 해보라고 디렉팅을 주셨다. (박)지환이와 (배)현성이도 부자관계지만 '수컷들의 싸움'이라는 표현을 하셨다. 작가님 말대로 접근했더니 훨씬 캐릭터를 표현하기 편했다. 원초적인 접근이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또한 최영준은 노희경-김규태 대해 "노희경 작가님은 '마스터'라고 느꼈다. 한 번은 촬영장에 '아침에 한수은희 이야기를 쓰고 저녁에 호식인권 쓰면서 웃다가 울었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캐릭터에 크게 이입하시기 때문인지 본인 글에 나오는 인물들을 설명할 때면 마치 자기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김규태 감독님도 재밌는 분이다. 보고 싶은 그림이 정확하시고 원하는 연기가 나왔을 때 순간 포착을 잘 담아주셨다. 두 분 다 워낙 장인들이시지 않나. 정말 믿고 임했다"고 존경과 신뢰를 드러냈다. 

김혜자, 고두심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최영준은 "선생님 두 분을 시장에서 처음 뵀다. 두 어른이 장사하는 좌판을 깔고 앉아계신데 그 투샷이 너무 신기해 괜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저는 솔직하게 말하면 제가 이 작품에 함께할 거라고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 대학로에서만 공연하다가 마는 그런 배우로 남겠다' 싶었는데 참 신기하더라. 두 분과 같은 세대에서 연기를 해보다니 정말 벅찼다"고 이야기했다.

정인권 역의 박지환과는 1980년 생 동갑내기로 이번 작품을 통해 둘도 없는 절친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영준은 "예전에 유해진, 차승원 선배님이 예능에서 서로를 '자기야'라고 부르지 않나. 저희는 '내 사랑'이라고 한다. 정말 그 친구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고 너무너무 좋다.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위축까지는 아니지만 카메라 앞에서 빨리 답을 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촬영하면서 더 해보고 싶은데 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환이는 그렇지 않더라. 연기할 때는 뚜껑을 열어놓고 하고 싶은 걸 다 했다. 그런 면들을 보면서 많이 도움이 되고 배움을 얻었다. 얼마 전에도 연기가 어려워서 촬영 끝나고 전화를 했다가 한참을 잔소리와 조언을 들었다. 제가 정말 의지하고 좋아하는 친구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딸 영주 역의 노윤서, 딸의 남자친구 현이 역의 배현성의 칭찬도 한참을 늘어놨다. 최영준은 "윤서는 정말 똑똑하다. '우리 딸? 전교 일등이야'라고 자랑하는 것처럼 괜히 '윤서 잘하지! 이대 미대잖아'라고 말하며 다녔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데 너무 예쁜, 기분 좋은 에너지가 있는 친구다. 현성이는 '슬의' 때 만나 봐서 존재를 알고 있었다. 속이 다소곳하고 나긋나긋한 친구다. 결이 예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최영준은 '우리들의 블루스'가 배우로서 자신의 고민을 덜어준 작품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빈센조'까지만 해도 캐스팅 제안이 들어오면 보여준 게 없는데 '나를 왜 찾지?'라는 생각에 불안했다. 그래서 '우리들의 블루스'는 하게 됐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잘하면 내 중요한 필모, 대표작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찾게 해야지'라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다. 또 캐릭터가 분명하지 않다는 말이 때로는 콤플렉스처럼 느껴졌는데 (확실한 캐릭터를 보여준)방호식이라는 인물은 그런 면에서도 제게 감사하고 뜻깊은 친구였다"고 말했다. 

사진 =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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