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전날 경기 패배의 원인을 선수들의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에서 찾았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허무하게 놓친 아쉬움이 쉽게 숨겨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6차전에 앞서 "전날 경기를 지고 나서 내가 특별히 얘기한 부분은 없다. 수석코치에게 조금 더 신경 써달라는 말만 했다"며 "담당 코치들이 선수들과 대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이 너무 힘들었는지 '아 끝났다! 집에 가자'라는 마음으로 실수를 한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두산은 전날 SSG를 상대로 1-2로 뒤진 8회말 2-2 동점을 만든 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지난 17일 1-8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기어이 동점을 만들고 연장 12회 무승부를 이끌어냈던 저력이 또 한 번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연장 11회말 1사 만루의 끝내기 기회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실수가 나왔다. 타석에 들어선 조수행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지만 끝내기 안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3루 주자 김재호가 타구 확인 후 곧바로 전력질주해 홈 플레이트를 밟았음에도 게임은 연장 12회초로 넘어갔다.
문제는 2루 주자 정수빈과 1루 주자 안재석의 플레이였다. 조수행의 타구가 그라운드에 바운드된 이후 좌익수 오태곤의 글러브에 들어갔지만 두 사람 모두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이민호 3루심이 수차례 이 부분을 제스처로 강조하고 유재신 1루 주루코치, 김주찬 3루 주루코치가 소리를 질렀지만 요지부동이었다.
SSG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오태곤은 재빠르게 유격수 박성한에게 공을 건넸고 박성한은 2루 주자 정수빈을 태그아웃 시키고 2루 베이스를 밟아 1루 주자 안재석까지 포스 아웃 처리했다. 좌익수 앞 안타는 땅볼로, 끝내기 상황은 병살타로 이닝이 허무하게 종료됐다.
김 감독은 일단 "안재석이 심판의 콜을 무조건 봤어야 했는데 확인을 못했다. 주루코치들이 계속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쳤지만 이것도 듣지 못했다"며 "2루 주자 정수빈도 안 움직이고 서있으니까 안재석도 정수빈을 보고 2루로 가다가 1루 쪽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수빈은 조수행의 타구가 원바운드, 노바운드를 떠나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심판콜을 끝까지 봐야 한다. 정수빈도 심판 판정을 확인하고 뛰는 게 정석인 상황이었다. 물론 주자가 순간적으로 타구를 정확히 보기 어렵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조수행의 12회초 수비 본 헤드 플레이에 대해서는 1루 더그아웃에서 잘 보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조수행은 1사 1·3루에서 케빈 크론이 워닝 트랙으로 날린 타구를 끝까지 쫓아갔지만 포구하지 못했다. 이어 순간적으로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고 착각한 듯 넥스트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서 두산은 2타점 3루타를 허용했다. 크론까지 후속타 때 득점하면서 2-5로 스코어가 벌어졌고 추격의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김 감독은 "조수행의 12회초 수비 상황은 더그아웃에서 잘 안 보였다. 집에 가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안 봤다"며 "잡을 수 있는 공인데 타구에 회전이 많이 걸려서 낙구 지점 판단을 잘 못한 것처럼 보인다"도 덧붙였다.
사진=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