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03 15:25 / 기사수정 2007.10.03 15:25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이겨도 이기지 못한 느낌!'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심상치 않다. 리그 5연승, 챔피언스리그 2연승의 좋은 성적이지만 막상 내용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시즌 두 골 이상의 필드 골을 기록한 적이 없는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조별경기 AS로마와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일곱 번째 1-0 승리다.
'1-0' 스코어의 단골 주인공은 원래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였다. 무리뉴 감독은 미드필더를 탄탄하게 하며 재능 있는 선수들의 '한 방'에 의존하는 전술로 좀처럼 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고, 무리뉴의 첼시에게 1-0이란 스코어는 무척 친숙한 스코어였다. 그러나 무리뉴가 첼시를 떠난 이 시점에서 라이벌 맨유가 첼시의 전례를 따르는 모습이다.
그러나 맨유와 첼시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맨유가 극심한 골 가뭄에도 '1-0'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던 원동력은 바로 탄탄한 수비에 있다. 신장과 스피드, 몸싸움 등 그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형' 중앙수비수 퍼디난드와 비디치가 든든하게 골문 앞을 지키고 있는데다, 수비 가담력이 좋은 에브라와 브라운이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특히, 게리 네빌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는 브라운은 안정적인 수비와 적절한 오버래핑으로 맨유팬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로마의 '리벤지 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챔피언스리그 조별경기 역시 맨유 수비의 힘을 보여준 경기였다. 로마는 지난 대패의 악몽을 씻으려는듯 부지런히 움직이며 맨유 수비진을 괴롭혔다. 루니의 선제골이 들어간 이후 로마의 공격은 가히 불을 뿜는 듯한 모습으로 맨유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공의 길목마다 맨유 수비수들이 지키고 서며 골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았고, 경험이 부족한 쿠쉬착 골키퍼는 수비의 도움으로 몇 번의 위협적인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맨유의 목표가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님은 분명하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퍼거슨 감독의 성격상 1점차 승리에 만족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맨유는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지 못하며 공격에 주력하다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격력의 보완은 필수적이다. 루니의 로마전 부활포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신호탄이 되었지만, 지난 시즌 호날두와 루니의 활약을 생각한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새로운 선수와의 호흡 문제, 노장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안고도 연승 가도를 달리는 것은 맨유에게 희망적이다. 그러나 좀 더 재미있는 축구, 맨유다운 축구를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골이 필요하다. '축구는 골로 말하는 것이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진 : 시원한 골 세레머니를 보여주지 못하는 루이 사아 (C) The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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