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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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시즌 막판, '바둑두는 듯한 신중함'

기사입력 2007.09.25 23:31 / 기사수정 2007.09.25 23:31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이제는 끝날 때도 되었다. 그러나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24일 오후 2시 광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와 한화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었다. 2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어 예비일인 이날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간 것이다.

뜻하지 않은 가을비로 시즌 막판 정규시즌 일정이 자꾸만 늦춰지고 있다. 각 구단의 잔여경기는 대부분 한자릿수로 줄어들었는데 한경기 치르기가 쉽지 않다. 

여름 장마철 내린 비로 취소된 경기는 어쩔 수 없다지만 9월에 편성된 경기가 취소되는 현실에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이 때문에 치열하게 전개되어야 할 막판 순위싸움이 마치 바둑을 두는 것처럼 신중하다는 느낌을 준다.

포스트시즌과는 다른 정규시즌의 매력은 하루에 4경기가 동시에 펼쳐진다는 점이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순위표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6일 연속으로 벌어지는 일정 때문에 숨돌릴 틈이 없다. 올시즌도 초반에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으로, 중반에는 삼성의 대약진으로, 후반에는 LG의 침몰로 연일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두산과 삼성, 한화의 2위싸움이 전개되는 최후의 승부는 좀처럼 진전이 없다. 경기가 매일 열리는 것도 아니고 세팀의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날이 드물어 하루아침에 순위가 바뀌기는 어렵다.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경기가 없는 날 연습하기 보다는 타팀의 경기를 TV로 지켜보면서 져주기를 바라는 것이 차라리 마음편할 것이다. 팬들도 다른 팀을 응원하는 '외도' 를 해야할 처지다.

한편으로는 많은 휴식이 선수들의 체력 비축과 부담없는 투수 기용 등을 가능케 해 바둑과 같은 신중한 승부가 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순위가 결정된 팀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또한 야구팬들도 매일아침 모닝커피와 함께 전날 프로야구 전적을 훑어보는 일상을 빼앗겨 섭섭할 따름이다.

400만 관중돌파를 눈앞에 둔 2007 프로야구. 시즌 내내 흥미진진했지만 막판에 얄궂은 비가 오점을 남기고 있다. 다시 야구열기를 살릴 불씨는 포스트시즌 뿐이다. 한국야구위원회에서 포스트시즌 개시일로 정한 10월 9일 까지 조금 더 기다려보자.

[사진 = LG 트윈스 제공]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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